느긋해진 김호곤 감독 “이제는 체력 안배”

입력 2013.10.30 (22:30)

수정 2013.10.3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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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의 김호곤 감독이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남은 5경기에서 체력 안배에 힘쓰겠다"며 한결 느긋해진 모습을 보였다.

울산은 30일 열린 서울과의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고 선두(승점 64)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제 시즌 종료까지 5경기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9)와 승점 차는 그대로 유지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그저 상위권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가 운이 따르면 이뤄지는 게 우승'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러나 이날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우승을 향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붙은 듯한 말을 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중요하다"면서도 "마지막 3경기가 사흘 간격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체력 안배에 신경을 쓰겠다. 부상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울산은 김신욱의 헤딩 결승골로 서울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국가대표에서 탈락한 김신욱이 "매 경기 많이 나아지고 있다"면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밸런스가 잡히면서 볼키핑력이 더 좋아졌다. 이제는 공을 본인 마음대로 연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호평했다.

평소 선수들에게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헌신하라고 강조하는 김 감독이지만 이날만큼은 김신욱이 올 시즌 득점왕을 차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룰'을 어겼다고도 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에 김신욱에게 득점 지역에서 욕심을 좀 내라고 주문했다. 그가 득점왕에 올랐으면 좋겠다는 감독으로서의 바람도 강조했다"고 전하면서 살며시 웃었다.

이날 패배한 최용수 서울 감독은 김 감독이 연세대 사령탑으로 있을 때 가르쳤던 애제자다. 최 감독은 울산 원정길에 오를 때면 꼭 김 감독에게 '도착 보고'를 할 정도로 깍듯하다고 한다.

김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와 강도 높은 스플릿 리그 일정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제자를 향한 애틋한 심정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감독도 지난 시즌 ACL 우승을 위해 정규리그를 본의 아니게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던 경험이 있다.

서울은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와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ACL 결승 원정 2차전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사실 서울도 큰 대회 앞두고 있는데 우리와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게 상당히 안타까웠다"며 씁쓸할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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