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러시아 정상회담

입력 2013.11.14 (07:37)

수정 2013.11.14 (09:01)

[유호열 객원 해설위원]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국간 우호협력의 증진과 새로운 유라시아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 나갈 것을 합의했습니다. 지난 9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데 이어 두 번째인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협력 기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비자면제 협정 체결, 북극항로 이용과 조선 산업의 제휴, 문화원 설립 협정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였습니다. 특히 북한을 명시적으로 지칭하며 북한 핵에 반대한다는 점을 공동으로 천명한 점이 눈에 띕니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의 하산을 연결하는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입니다.

지난 2008년부터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 나진항은 합작회사를 건립하여 하산과 나진항을 연결하는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의 복합물류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 사업은 그 자체 경제성과 함께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와 시베리아 종단철도를 연결함으로써 거대한 물류망이 구축되는 동시에 러시아로부터의 가스관과 전력망을 한반도로 연결하여 남북한과 러시아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데 의의가 큽니다.

그러나 이 같은 한러 경제협력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푸틴 대통령도 언급했듯이 이러한 협력 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 핵 문제의 원만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도 확인했듯이 5.24 조치의 해제나 완화를 고려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은 앞으로도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이번 한러 합작사업의 성패는 북한의 대남 태도 변화와 비핵화를 향한 결단에 달려 있으며 이점에서 향후 러시아의 보다 적극적인 정치적 역할이 기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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