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사내 폭언’…조직과 인성에 악영향

<앵커 멘트>

고용노동부가 국내 한 대기업의 사내 언어 폭력 사건을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직장 내 언어 폭력으로 피해자들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신고조차 꺼리고 있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대기업 총무팀 사원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녹취록입니다.

총무팀장의 폭언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녹취> OO기업 총무팀장 : "OO 타 부서에서는 데려가지도 않을 것들이...까부는 OO 보면 반주먹거리도 안된다는 거지."

주말에 업무 일정을 잡았다고 심한 욕설을 퍼붓기도 합니다.

<녹취> OO기업 총무팀장 : "토요일에 내가 어떤 일정이 걸려있는 줄 알고 이 OO들이...내 달력만 봐도 알겠다 이 OO들아"

해당 팀원은 상사의 이같은 폭언으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합니다.

<녹취> OO기업 총무팀 사원 :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치아가 빠져서...바로 위 관리자에게도 보고를 했고요...제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해요."

사기업뿐 아니라 공무원 조직에서도 상사의 폭언은 다반사입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담배를 피우며 욕설을 퍼붓는 상관 때문에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중앙부처 공무원 : "(여자를) 아예 무시해요. 결재 라인에서 빼버리거나...(여자계장) 밑에 남자 직원인데, 그 사람한테 계장이라고 부르면서...문제 제기를 하면 안 좋아요."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초 이같은 직장 내 언어 폭력도 인권 침해라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이성택(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 "신체적 가혹 행위가 없었다 하더라도 언어만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느꼈다면 이는 인권침해라는..."

'조직 문화 정착', '인성 교육'이란 핑계로 자행되는 직장 내 언어 폭력이 오히려 조직과 인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