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훼손 한양도성 100년만에 ‘햇빛’

입력 2013.11.23 (07:42)

수정 2013.11.23 (07:50)

<앵커 멘트>

일제강점기 때 신궁을 세우기 위해 훼손된 채 100년 넘게 땅속에 묻혀있던 한양도성의 일부가 드디어 햇빛을 보게 됐습니다.

과거 침략상까지 고스란히 안고 있는 한양도성,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한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하송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남산 자락에서 뚝 끊겼던 한양도성의 성곽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땅 속에 묻힌지 100 여 년 만입니다.

지하 3미터 지점에 길이 94.1미터 최대 높이 2.6미터의 성곽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었습니다.

<녹취> 차용걸(충북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 "처음 축조됐을 때부터 많이 훼손되지 않은 생생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눈을 의심케 합니다."

특히, 성곽을 처음 쌓기 시작한 태조 때부터 세종과 숙종을 거쳐 지속적으로 보수한 조선시대 성곽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발굴된 구간은 1910년대 일본인들이 한양공원과 조선신궁을 짓기 위해 훼손한 구간의 일부로 3미터에 가까운 성곽 상부와 여장 1.5미터가 잘려 나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발굴 과정에선 기와 조각과 왜사기 등 다양한 유물도 출토됐습니다.

이번 발굴은 2015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조치욱(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한양도성이 어떻게 파괴됐는지 증명할 수 있는 학술적 배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8.6km, 현존하는 수도성곽 중 세계에서 가장 길고 가장 오래된 한양도성을 지켜내는 일.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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