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지하철 강제 환기구 미비…화재 대비 허술

입력 2013.12.29 (21:19)

수정 2013.12.29 (21:59)

<앵커 멘트>

지하철역 주변을 보면 인도 위에 설치된 환기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하철 터널로 연결돼 있는데, 불이 나면 연기가 밖으로 빠지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팬이 설치돼서 연기를 더 빨리 빼낼 수 있는 환기구를 '강제 환기구'라고 하는데요.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선 꼭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없는 지하철역이 많습니다.

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백 명이 넘는 사상자가 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 사건이 계기가 돼 지하철 터널 구간에 강제 환기구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환기통로에 팬을 설치해 연기를 더 빨리 빨아들이게 하는 장치입니다.

하지만 소급적용이 되지 않다보니 2004년 이후 착공한 지하철.

때문에 지하 터널 구간 가운데 지하철 1호선은 90%가, 지하철 2호선의 경우 34%가 강제 환기구를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옥명숙(서울 당산동) : "우리가 그런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좀 걱정스럽네요."

강제 환기구 설치 여부에 따라 연기가 빠지는 정도를 실험을 통해 비교해 보겠습니다.

강제 환기구 전원을 켜자 터널 안에 가득찬 연기가 빠르게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하지만 자연 환기구만 있는 곳에서는 연기가 잘 빠져 나가지 못하고 터널 안을 맴돕니다.

<인터뷰> 김춘진(민주당 국회의원) : "화재시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유독가스를 제거하고 신속한 대피를 위해서 강력한 환기구 설치가 필요합니다."

지하철 운영회사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설치가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관계자(음성변조) : "막대한 예산과 함께, 기존에 자연환기구 구조물 변경이 불가피하고, 용역결과를 가지고 다각도로 검토중에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부산도시철도 1호선에서는 터널을 달리던 전동차에 불이 나 승객 40여 명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해마다 지하철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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