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말과 함께…최고령 ‘말테우리’

입력 2014.01.02 (12:35)

수정 2014.01.02 (13:00)

<앵커 멘트>

새해는 말의 해인데요.

말하면 역시 제주죠.

여든 평생을 말과 함께한 최고령 목동, '말 테우리'를 김가람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눈발이 흩날리는 제주의 한 목장.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습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정겨운 소리에 말들은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돌립니다.

소리의 주인공은 4대째 말테우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고태오 할아버지입니다.

어릴 때부터 말이 좋아 수십 마리의 조랑말을 몰아 한라산 자락 목초를 찾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여든 살이 훌쩍 넘었습니다.

<인터뷰>고태오(제주 최고령 말테우리) : "공부하라 해도 공부도 안 하고 책가방만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말만 좋아해서 말만 따라다니다 보니 말 테우리가 됐어요"

하지만 흐르는 세월만큼이나 아쉬움도 많습니다.

어릴 적 집에서 농사용으로 키울 정도로 많았던 조랑말이 기계화에 밀려 이젠 도내 2천 마리에 불과하고 이러다 보니 힘들고 돈이 안 된다며 다들 떠나 '말테우리' 명맥도 끊길 지경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고태오(제주 최고령 말테우리) : "한 길로 걸어야만 성공이 빠르지. 언젠가는 한 번 성공할 때가 오니까. 나는 말테우리로 성공했어요."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평생을 말과 함께 해온 고 할아버지.

세월과 함께 '말테우리'가 사라져도 그 강인한 정신만큼은 후대까지 전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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