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장의용품 재사용에 폭리까지…무더기 적발

입력 2014.01.06 (21:23)

수정 2014.01.06 (22:06)

<앵커 멘트>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장례식을 둘러싼 비리가 드러났습니다.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150만 원 짜리 제단 꽃과 40만 원 짜리 제물상을 모두 재사용했는데요.

꽃과 음식 남품업체 업주들은 부당하게 190만 원을 벌었고 이중 30%는 장례식장 관리인에게 눈 감아주는 대가로 지불했습니다.

결국 업주와 장례식장 직원들이 함께 상주의 주머니를 턴 셈인데요.

검찰이 이런 사람들 60여 명을 적발했습니다.

노준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장례가 끝나자, 업자들이 제단의 꽃 장식을 즉각 치웁니다.

화원에서 시든 꽃 몇 개만 뽑아버리고는 또 다른 빈소로 가져갑니다.

헌 꽃을 '새 것'처럼 둔갑시키는 겁니다.

<녹취> 꽃 납품업체 관계자 : "국화 꺾다가 싱싱한 걸 뽑아서 다른 데 꽂았다는 거죠. 싱싱한 걸 좀 활용했습니다."

제물상의 재사용은 더 심각합니다.

생선은 꽁꽁 얼어 있고, 수박은 곳곳이 멍 투성이입니다.

<녹취> 단속 경찰관 : "작년 여름에 사고 안 산 것 같네요. 수박에 상처 숙숙 들어가고..."

상주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재활용하는 것은 사기 범죄.

부산의 장례식장 3곳은 2010년 1월부터 이런 식으로 상주당 약 2백만 원씩, 11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이 과정을 눈감아 준 대가로 꽃 금액의 30~40%, 영정사진은 절반 가량 등 모두 4억 원이 넘는 리베이트가 장례업자에게 흘러 들어갔습니다.

<인터뷰> 방원범(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12가지 장례 절차 전체에서 모두 다 리베이트가 오고 가고 했습니다."

경찰은 장례식장 3곳을 수사해 업자 61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주와 협의 아래 재활용품을 사용하는 저가 장례 상품을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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