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검사 폭증…개인 피폭량 관리해야

입력 2014.01.22 (21:31)

수정 2014.01.26 (12:02)

<앵커 멘트>

요즘 병원 가면 X선이나 컴퓨터 단층촬영, 즉, CT검사를 받는 분들 적지 않은데요.

질병 진단을 위해 어쩔 수 없다지만, 이 과정에서 방사선 노출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환자들로 북적이는 병원 방사선과..

이 환자는 4년 전 위암 수술을 받은 뒤, 해마다 CT를 찍고 있습니다.

방사선을 많이 쬐도 되는지... 찜찜한 느낌을 떨칠 수 없습니다.

<녹취> CT 촬영 환자 : "방사선 자체가 사람 몸에 안 좋다는 게 인식돼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기분이 안 좋죠."

우리 국민의 방사선 검사건수는 최근 4년 새 1억 6천만 건에서 2억 2천만 건으로 37% 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진단용 방사선의 1인당 피폭량 역시 같은 기간 0.93mSv에서 1.4mSv로 50%나 증가했습니다.

정기 검진을 받는 사람이 늘어난 가운데, 특히 방사선 장비를 이용한 과학적 진단이 보편화된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병을 추적관찰 하기 위한 검사 등 부득이 여러 차례 찍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이진아(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 "검사량이 느는 거 자체를 현대 의학의 방향과 견줘 볼 때 그렇게 거꾸로 뒤집을 수는 없다고 생각이 들고요."

하지만 고가장비는 보험적용이 안되는 만큼 병원이 수입을 위해 부추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병원을 옮길 때마다 똑같은 사진을 다시 찍게 하는 등 한 달 안에 같은 부위를 재촬영한 환자가 한해 9만 명에 이릅니다.

병을 고치려다 오히려 병을 얻게 되는 건 아닌지, 국민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의료용 방사선은 원자로 폭발사고 때 누출되는 방사성 입자와는 달라서, 몸에 축적되지 않고 몸을 통과합니다.

따라서 인체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의료용도 방사선이 세거나 검사횟수가 많아지면, 유전자가 손상될 수 있고 따라서 암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실제 검사를 예로 들어볼까요?

가슴 엑스레이 한장을 찍을 때 피폭량은 0.2밀리시버틉니다.

머리와 가슴, 복부 CT는 각각 10밀리시버트 정도 됩니다.

전신 암검사로 알려진 PET CT를 한번 찍으면 20밀리시버트로, 가슴 엑스레이 사진을 백장 찍은 것과 같습니다.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 피폭 한도 1mSv의 스무 배나 됩니다.

정밀검진을 비롯해 병원을 옮겨 다니며 중복검사를 하게 되면 방사선 피폭량이 크게 늘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방사선 피폭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는데요.

100mSV에 노출될 경우 천명당 5명은 암으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부위를 한달 내 또 촬영한다거나, 전신 PET CT 찍고, 바로 다른 부위 CT 검사를 하는 건강검진 같은 것은 피해야 합니다.

<리포트>

선진국에선 최근 과다한 의료 방사선 피폭을 법으로 규제하는 추셉니다.

핵심은 방사선량이 과다한 진단장비를 폐기하고, 개인별로 방사선 검사가 남발되지 않도록 피폭량을 관리하는 겁니다.

우리 정부도 다음달부터 병원마다 CT를 찍을 때 개인별로 방사선 피폭량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의료기관끼리도 환자의 피폭량 정보를 공유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겁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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