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관왕 박승희 “내게도 이런 선물이?” 활짝

입력 2014.02.22 (04:46)

수정 2014.02.22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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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유일한 다관왕이 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둥' 박승희(22·화성시청)는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박승희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인터뷰에서 "개인전에서 처음 금메달을 따냈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고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승희는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부상 때문에 1,500m도 나서지 못하고 500m에서도 아쉬웠다"면서 "(심)석희가 잘 타서 1등할 줄 알았는데 '내게도 선물이 오는구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박승희는 오랫동안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벌써 올림픽에서만 5번째 메달을 따냈지만, 정작 '에이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는 못했다.

한동안 여자 대표팀이 약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이후에는 심석희(17·세화여고)라는 특급 신인에게 관심을 내줬다.

밴쿠버올림픽에서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계주 금메달을 놓치고 이번 대회에서는 억울하게 넘어지는 바람에 500m에서 동메달에 그치고 1,500m에 출전하지 못하는 등 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박승희는 "밴쿠버도 내겐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면서 "첫 올림픽에서 너무 잘했으면 지금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전지훈련을 거치며 몸이 많이 올라와 500m 경기에 출전하기 전에는 정말 몸이 좋았는데,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리듬이 깨졌다"면서 "팀원들이 있어 내색은 못하지만 힘들었다"고 부상 이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부상 상태에 대해서는 "부하가 걸리는 오른발에 힘이 빠질 때가 있지만 경기를 치를 때면 정신이 없기 때문에 참을만하다"고 웃었다.

소감에서 느낄 수 있듯이 박승희는 특유의 '쿨'한 성격으로 어려운 일들을 웃어넘기는 스타일이다.

박승희는 "타고난 성격이 지난 일을 빨리 잊고 미련을 버리는 편이라 도움이 된다"면서 "욕심을 내면 실수가 나오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후회만 남지 않으면 잘한 경기라고 생각하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올림픽 금메달도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박승희는 주변의 가족과 동생들을 살갑게 챙기는 든든한 언니이기도 하다.

박승희는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석희가 동메달을 딴 것이 조금 아쉽다"면서 "(김)아랑이도 함께 왔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이어서 "부모님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면서 "'세 명이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복'이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큰 선물까지 가지고 돌아가 기쁘다"고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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