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오래 사세요”…짧은 만남·애틋한 가족애

입력 2014.02.25 (06:39)

수정 2014.02.25 (08:31)

<앵커 멘트>

또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앞두고, 이산가족들은 이른바 러브샷에 서로 볼을 비비고, 입맞춤을 하며 가족애를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60년의 한을 풀기엔 2박 3일, 너무나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이어서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식사 자리마다 서로의 염원을 담은 건배가 이어집니다.

<녹취> "건배! 건강하세요!"

<녹취> "통일을 앞당기기 위하여!"

<녹취> "위하여!"

60년 만에 해후한 언니와 동생은 러브샷으로 우애를 확인하고,

여동생과 오빠는 애틋함에 서로의 볼을 비비며 입맞춤을 합니다.

젖먹이 때 헤어진 아버지를 만나 통곡했던 딸은 이제 아버지의 건강이 걱정돼 연신 음식을 대접하며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앞으로의 효도를 대신합니다.

가족끼리만 만나는 개별상봉에서는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을 주고받았습니다.

치약과 비누 같은 생필품에, 초코파이는 기본,

내의와 오리털 점퍼까지 가방 한가득입니다.

<녹취> 홍명자 /홍석순(80살,北) 여동생 : "북한이 춥다 그래서 추운데 언니 입으면 좋겠다고 해서 산 거죠."

<녹취> "오빠야 이리오니라"

오빠가 들어서자 살갑게 달려가는 여동생,

이별을 앞둔 이들의 하나같은 바람은 또다시 떨어져 지내야할 가족의 건강 걱정뿐입니다.

<인터뷰> 리선영(82살.北) 남한 가족 : "65년 만에 건강하신 모습 보니까 좋습니다. 건배하시죠" "오래오래 사세요"

가족애를 되찾는 감격의 시간이었지만, 60여 년 쌓인 한을 풀기엔 너무나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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