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얼음 세례’…톡톡 튀는 우승 공약

입력 2014.03.17 (13:54)

수정 2014.03.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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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하면 감독님께 아이스박스 통째로 얼음을 쏟아붓겠습니다."

남녀 프로배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각 팀 감독과 선수들은 우승을 향한 열망과 함께 다양한 공약들을 내걸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유홀에서 2013-2014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녀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남자부 1∼3위 삼성화재·현대캐피탈·대한항공, 여자부 1∼3위 IBK기업은행·GS칼텍스·KGC인삼공사의 감독과 선수들이 참석했다.

정규리그 준우승팀 현대캐피탈의 베테랑 세터 최태웅은 "우승하면 아이스박스 통째로 얼음을 감독님께 쏟아붓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김호철 감독의 지휘 아래 남자부 '양강' 체제를 굳히며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김 감독은 '승부사'라는 별명답게 코트 안에서 매서운 눈매를 뽐내며 선수들을 호통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태웅은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것"이라며 "감독님께서 1년 동안 고생하시고 화도 많이 나셨을 텐데 아이스박스로 식혀드려야겠다"고 웃었다.

옆에 앉은 김호철 감독도 이번만큼은 호통이 아닌 호탕한 웃음으로 최태웅이 던진 의외의 공약을 받아들였다.

여자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선수들의 공약도 톡톡 튀었다.

지난 시즌 꼴찌의 설움을 털어내고 올 시즌을 3위로 마친 KGC인삼공사의 임명옥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면 '몸치'지만 코트에서 섹시댄스를 추겠다"고 내걸었다.

시즌이 끝나고 백년가약을 맺는 임명옥은 "한 가지만 택하라면 결혼반지보다는 우승 반지를 택하겠다"고 농담 섞인 각오를 밝히며 "다른 팀 선수들이 외출 나갈 때도 우리는 훈련을 했다. 우승하면 휴가를 두 달 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성희 인삼공사 감독을 압박했다.

이성희 감독은 "우승하면 두 달짜리 휴가도 생각해보겠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의 이선구 감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우승 공약은 금연"이라며 "우승하면 선수들에게 역대 어느 팀보다 많은 휴가를 주겠다"고 소리를 높였다.

GS칼텍스의 한송이는 "술을 좋아하시는 감독님이 시즌 중에는 우리와의 약속 때문에 금주하신다"며 "금연까지 하신다면 더욱 건강해지실 것이다. 감독님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IBK기업은행도 여유로운 표정 속에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2연패를 향한 다짐을 내비쳤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우승 공약 때문에 지출이 너무 많아진다"고 울상을 지으면서도 "지난 시즌에는 우승 선물로 귀걸이를 해줬는데 이번에는 목걸이를 걸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의 김희진은 기왕이면 금목걸이가 받고 싶다고 당당히 대꾸하면서 "이번에 우승하면 지난해 선보인 할렘 쉐이크 댄스를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다"고 부추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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