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이건희 회장, 수면 상태서 치료”…경영 공백 우려

입력 2014.05.13 (21:12)

수정 2014.05.13 (22:17)

<앵커 멘트>

당초 오늘로 예상됐던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의식 회복 시기가 늦춰지고 있습니다.

심장과 뇌 상태는 안정을 찾았지만, 당분간 수면 상태로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회장의 회복이 늦어질 경우 삼성의 경영 공백 상태가 장기화될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정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삼성서울병원 3층 중환자실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이곳에서 깊은 수면 상태에 빠져있습니다.

60시간에 걸쳐 뇌와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한 저체온 치료를 끝내고 오늘 오후 정상 체온을 되찾은 상태입니다.

병원 측은 저체온 치료의 성과로 심장 기능과 뇌파가 대단히 안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회장은 당분간 수면 상태에서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약해져 있는 심장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혹시 모를 뇌 손상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고령에다 지병이 있었던 만큼 안전하고 완벽한 회복을 위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겁니다.

병원에는 부인 홍라희 관장이 이회장 곁을 지키고 있고 이재용 부회장과 두 딸은 병원과 회사를 오가고 있습니다.

이제 관심은 이 회장이 언제 의식을 회복하느냐입니다.

하지만, 병원 측이 수면 치료를 결정하면서 정확한 의식 회복 시기는 단정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급성 심장정지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회복하고 있지만, 해마다 2만 5천 명이 급성 심장정지로 숨집니다.

<기자 멘트>

급성 심장정지는 심장 박동이 갑자기 멈추는 것으로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심장혈관이 막혀 심장근육이 광범위하게 죽는 심근경색, 그리고 심실이 갑자기 바르르 떨면서 펌프기능을 못하는 상태인 심실세동이 급성 심장정지의 원인입니다.

병원 밖에서 심장정지가 일어난 환자가 살아서 퇴원할 확률은 4.9%.

심장정지 환자 100명 중 5명만 생존한다는 얘기입니다.

심장정지가 무서운 것은 목숨을 건졌어도 뇌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뇌 손상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환자 비율은 2.3%에 불과합니다.

심장마비가 생기면 가슴 중앙을 1분에 100회 정도 빠르게 압박하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해도 생존율을 3배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심장마비 환자를 목격했을 때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비율은 8.7%에 불과합니다.

30%대인 선진국의 1/4 수준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깨어나더라도 심장 기능을 회복하려면 석달 가량 치료가 필요한데요, 때문에 경영 공백의 장기화가 우려됩니다.

정인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새벽 의식이 돌아올 것이라는 어제 발표와는 달리 이건희 회장이 사흘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자 삼성그룹 직원들은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입니다.

<녹취> "(이건희 회장 입원에 대해 내부적으로 어떤 분위기인가요?) 잘 모르겠어요"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은 오늘 새벽 병원을 방문한 뒤 출근했습니다.

이 회장이 두세 달 가량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더라도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삼성측 설명입니다.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이른바 '시스템 경영'이 정착됐기 때문에 비상 경영 대책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업구조 개편과 대규모 투자, 임원진 인사 등 그룹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 의사 결정은 이 회장의 몫이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이건희 회장의 부재는 향후 그룹의 비전이나 투자 결정에 있어 비효율을 가져올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입원 이후 처음 열리는 내일 삼성그룹 정례 사장단 회의에서 어떤 처방을 제시할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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