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FTA 10년, 수입 과일 ‘봇물’…국산 과일 ‘울상’

입력 2014.05.13 (21:22)

수정 2014.05.13 (22:17)

<앵커 멘트>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 FTA를 맺은 나라가 10년 새 모두 49개국으로 늘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는데요.

과일도 그중 하나입니다.

지난 2003년 만해도 오렌지와 바나나, 키위 순으로 많이 수입됐는데, 지난해에는 바나나가 1위로 올라섰고, 포도와 체리도 약진했습니다.

여기에 레몬과 망고 등도 요즘 각광받고 있습니다.

대신 국산 과일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임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나나와 오렌지 같은 대표적 수입 과일에다 수입 포도와 체리, 망고까지.

10년 전에는 낯설었던 과일들이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민선영(서울 관악구) : "망고 주스도 제가 처음에는 안 먹었는데 한 번 맛을 보니까 괜찮더라고요. 가면 시원한 망고주스 찾게 되고..."

FTA로 관세가 낮아지거나 없어지면서 수입 과일 소비량은 지난 2004년 16%에서 지난해에는 21%로 높아졌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수입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체리, 무려 13배가 됐습니다.

망고는 7배, 자몽은 6배, 그리고 포도도 4배 정도로 수입량이 많아졌습니다.

수입 과일 소비가 급증한 건 제철 과일이 부족한 시기를 노린 틈새 전략 덕분.

<인터뷰> 강광희(과일판매업자) : "(제철 과일이)덜 나오는 철. 예를 들어서 포도철이 아닐 때, 포도 다른 데서 오는 것(수입 포도)가 팔리고, 또는 귤철이 아닐 때 파고드는 게 오렌지 같은 거예요."

다양한 과일 맛을 즐기는 수요가 커진 것도 수입과일 소비가 늘어난 이유입니다.

반대로 국산 과일 소비 비중은 줄면서 국내 과수 농가가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용선(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국산 과일이 좀 위축되는 그런 정도의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미숙한(영세한) 농가들이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았다고 보입니다."

한라봉이나 천혜향 같은 새로운 품종을 재배한 과수 농가들은 FTA의 타격을 입지 않았지만 기존의 품종만 고집한 농가들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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