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투수 무덤서 팀 연패 사슬 끊다

입력 2014.06.07 (13:21)

수정 2014.06.0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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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6일(현지시간) '투수 무덤'인 쿠어스필드에서 거둔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다.

무기력한 경기로 엉망진창이 된 분위기를 딛고 팀이 반등할 발판을 놓은 승리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류현진은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2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워 시즌 7승(2패)째를 따냈다. 다저스도 2연패를 끊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원정 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95라는 성적표를 받고 강세를 이어갔다.

푹 꺼진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리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마운드에 선 류현진과 막강한 타선의 지원 아래 빅리그 데뷔전에 나선 콜로라도 우완 투수 에디 버틀러의 승부는 쿠어스필드라는 변수 탓에 쉽사리 점치기 어려웠다.

해발고도 1천600m 고지에 있는 '타자들의 천국' 쿠어스필드에서는 적은 공기 저항 탓에 타구가 조금만 떠도 장타로 둔갑한다.

콜로라도 타선은 홈에서만 올 시즌 무려 팀 타율 0.335를 쳐 가공할 화력을 뽐냈다.

어깨 통증 후 하락한 직구 구속 탓에 류현진은 이날도 초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꾀어내 고비를 넘기자 류현진에게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은 6회에만 홈런, 2루타, 3루타를 차례로 맞고 2점을 줬을 뿐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처리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로 투수 무덤을 통과했다.

타석에서 나온 류현진의 값진 2루타는 승리를 결정짓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2-0이던 5회초 선두 타자로 들어선 류현진은 버틀러의 바깥쪽 시속 150㎞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훌쩍 넘겨 원바운드로 펜스를 맞히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곧바로 톱타자 디 고든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날리자 류현진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대기 타석에 서 있던 헨리 라미레스는 류현진의 헬멧을 가볍게 내리치며 축하했고,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더그아웃에 들어온 류현진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노고를 격려했다.

류현진은 4-0으로 달아난 6회 무사 1,2루에서 안전한 보내기 번트로 6-0으로 도망가는 징검다리를 놓기도 했다.

류현진과 다저스 모두 승리를 예감한 순간이다.

매팅리 감독이 전날 언론에서 "단결력 없는 다저스는 사실상 팀도 아니다"라고 작심한 듯 선수들을 비판한 뒤 '모래알 다저스'의 적나라한 민 낯이 새삼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다저스는 뉴욕 양키스를 따돌리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비싼 구단이 됐으나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묶는 구심점이 없어 조직력에서 좋은 평을 듣지 못한다.

부족한 응집력은 주로 짜임새가 떨어지는 공격에서 드러났다. 3∼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산발 6안타 1득점, 2안타 1득점 빈공에 그치자 매팅리 감독의 화가 머리끝까지 뻗쳤다.

공격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다저스는 올해에도 '믿는 도끼'인 클레이턴 커쇼, 류현진, 잭 그레인키 선발 투수 3총사로 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야 할 판이다.

삼총사가 총출동하는 이번 콜로라도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류현진이 승리를 따냈다는 사실은 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더 중요하다.

스포츠 통계회사 스태츠의 자료를 보면 다저스의 선발 삼총사는 2013년부터 이날까지 총 64승(그레인키 23승 류현진 21승 커쇼 20승)을 합작해 69승을 올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발 3총사(애덤 웨인라이트 27승 랜스 린·셸비 밀러 21승), 67승을 수확한 디트로이트 1∼3선발(맥스 슈어저 27승 릭 포셀로 21승 저스틴 벌랜더 19승)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3위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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