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6.25 전쟁 당시 만 17세 이하의 어린 소년,소녀들도 군인으로 참전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소년병이었던 참전했던 사람들이 60년이 지난 지금 국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류재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한국전쟁 당시 15살 이었던 장병률 할아버지, 물지게를 지고 집으로 가다, 경찰에 쫓겨 군용트럭에 올라 탔습니다.
그 길로 원치 않던 전쟁터에 끌려갔고, 2년이 넘게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2년 동안이나 군인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인터뷰> 장병률(81세/소년병 참전자) : "겁이 나서 바깥에도 못나갔어 깜깜하고 이러니깐, 그런 나인데, 가다보면 숨져있고 그래서 질려버려서 사지가 떨려서 걸음을 못 걷겠어."
장 할아버지 등 소년병이었던 다섯 명이 국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병역법은 만 20세를 넘은 성인남자를 징집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만 17세 이하 아동을 징집한 행위는 법치주의원리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겁니다.
이들은 국가가 당시 저지른 불법에 대해 스스로 인정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태승(82세/소년병 참전자) : "징집에 대한 모든 법률을 다 찾아봐도 17세 이하의 아동들을 징집하는 법령은 없습니다."
정부는 소년병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다 지난 2008년에야 그 실체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자원 입대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국방부 관계자(음성변조) : "자원한 분들도 계시고, 여러가지로 중복되더라고요. 획일적으로 잡혀갔다고만 말씀하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한국 전쟁에 참전한 소년병은 2만 9천 여명이며, 현재 7천 5백 여명이 생존해 있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