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혼돈에 빠진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자치지역, 우리 자이툰 부대가 파병되기도 했는데요.
2005년에야 합법적 자치정부를 갖게 됐지만, 쿠르드 민족은, 중동의 집시로 불리며 오랜 수난의 역사를 견뎌왔습니다.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 땐 사린 가스 등으로 10만 명 넘게 학살당하기도 했습니다.
쿠르드족은, 나라 없이 이라크를 비롯해 터키와 이란 등지에 약 3천5백만 명이 흩어져 살고 있는데요.
이번 이라크 사태로 쿠르드족의 독립 움직임이 가시화돼 지역 정세에 파란이 예고됩니다.
복창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니파 반군이 파죽지세로 정부군을 몰아붙이던 보름여 전.
이라크 북동부 쿠르드 자치정부는 인근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를 장악합니다.
내전을 틈타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 때 빼앗겼던 조상의 땅을 되찾은 겁니다.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오랜 숙원인 독립국가 수립 의사를 밝혔습니다.
<녹취> 마수드 바르자니(쿠르드 자치정부 대통령) : "쿠르드 민족은 지금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지금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해야만 합니다."
주민 투표까지 하겠다는 독립 움직임에도 이라크 중앙정부는 수니파 반군을 막는 데 힘이 부쳐 마땅히 저지하지 못하는 상황.
이러다가는 이라크가 쿠르드족의 북동부와 반군 장악지역인 수니파 중심의 북서부, 그리고 시아파의 남부로 세 동강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우선 이라크의 통합을 우선하는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녹취> 존 케리(미 국무장관) : "이라크의 미래는 이라크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합심해서 반군(ISIL)에 맞설 수 있는 능력에 전적으로 달려 있습니다."
또한 인근 터키와 이란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독립국 건설이라는 쿠르드족의 염원 앞에는, 여전히 험난한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복창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