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8월이 승부처…AFC챔스 우승 욕심”

입력 2014.07.13 (07:29)

수정 2014.07.13 (22:29)

"8월이 올해의 성패를 좌우할 겁니다."

12일 울산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가 열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만난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시즌의 '승부처'를 기다리며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여파로 최근 축구계가 어수선한 가운데 차기 대표팀 감독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으나 그는 "지금은 팀에 충실히 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팀이 정규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결코 여유를 부릴 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팀의 '에이스'였던 이명주가 갑작스럽게 아랍에미리트로 이적하고, 공격진에서 부상자가 잇따르면서 휴식기를 '실험'으로 보냈다.

황 감독은 "우리 팀은 지금 떨어질 수도, 올라갈 수도 있는 변수 속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후반기 3경기에서 보인 선수 기용은 황 감독의 고민을 드러냈다.

황 감독은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임대 선수 강수일이 원소속팀을 상대로 출전하지 못하자 수비수인 신광훈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시켰다.

지난 9일 서울전에는 손준호가 이전 경기 퇴장 때문에 나서지 못하면서 팀의 주득점원인 김승대를 황지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함께 세웠고, 문창진과 신인 이광혁을 공격의 최전선에 내보냈다.

그러나 2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울산을 상대로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김승대가 공격형 미드필더 문창진의 옆에 서고, 양쪽 측면에 박선주와 강수일이 배치되는 4-2-4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그래도 생각대로 공격이 풀리지 않자 황 감독은 후반 14분 첫 교체카드로 김재성을 택했는데, 그는 평소 거의 서지 않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해 결승골을 기록했다.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 3경기 만에 후반기 첫 승리를 맛본 황 감독은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100% 만족하기는 어렵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급하게 쫓길 필요가 없다. 급하게 간다고 해서 다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선수들에게 '여유'와 '냉정함'을 주문했다.

올해 농사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기다리는 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등이 열리는 다음 달이다.

포항은 올해 황선홍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 진출, 전북 현대를 16강에서 무너뜨리고 FC서울과 다음 달 8강전 격돌을 앞두고 있다. 정규리그도 상·하위 스플릿이 나뉘기 전 분수령을 맞을 단계다.

황 감독은 "8월이 승부처"라면서 "특히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승부를 내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다만 전제조건은 부상 선수들의 복귀다.

공격수 고무열과 미드필더 김태수는 결장이 길어지고 있고, 공격에 힘을 보태야 할 신영준, 이광훈 등도 잔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황 감독은 "고무열이 훈련하고 있고, 김태수는 아직 제대로 훈련을 하지는 못하지만 좋아지고 있다"면서 "8월 안에 이들만 복귀해줘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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