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 세워 ‘대포통장’ 장사 일당 입건

입력 2014.07.31 (06:39)

수정 2014.07.31 (07:15)

<앵커 멘트>

범죄에 자주 악용되는 이른바 '대포 통장'을 만드는 방법이 갈수록 교묘해 지고 있습니다.

타인 명의로 유령 법인을 개설한 뒤 무제한으로 대포통장을 만든 9명이 붙잡혔습니다.

송금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동대문구의 한 철거 업체 사무실.

43살 박 모씨 등은 이곳에서 지난 3월부터 명의를 빌려줄 사람들을 끌어모았습니다.

박 씨 일당은 인터넷에 올린 대출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에게 명의 대여를 제안했는데 이 가운데 30명이 각각 4백만 원을 받고 인감과 등본 등을 넘겨줬습니다.

<녹취> 조 모씨(알선책) : "법인 사업자를 개설해서 법인 사업자를 갖다주면 돈을 준다고 하니까 돈이 급한 사람들은 했던 것 같습니다."

30명의 명의로 설립된 법인만 159개.

그런데, 이 법인들은 모두 불법 차명 통장, 이른바 '대포통장'을 위해 만든 유령 법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법인을 세우면 통장 개설이나 휴대전화 개설에 제한이 없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개인 명의로 만들 경우에는 본인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제약이 있지만 법인 명의로 만들면 통장이나 휴대전화 번호를 무제한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포 통장 1300개는 도박사이트나 불법 카지노 등에 한 개당 40만 원씩, 모두 5억 2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녹취> 강일수(동대문경찰서 지능팀 경위) : "법인의 명의로 통장을 만드는 경우는 일단 범죄에 이용되면 피의자들이 표면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할 우려가 높습니다."

경찰은 대포통장 판매 총책인 박 씨를 구속하고 알선책과 명의 판매자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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