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석촌동 동공으로 불똥 튈까 조마조마

입력 2014.08.19 (06:43)

수정 2014.08.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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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이달 초 발표한 공직사회 혁신대책이 최근 석촌지하차도에서 발생한 동공 문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자 관계 부서 공무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동공의 원인이 지하철 9호선 부실공사로 추정되는 가운데 해당 공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서울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6일 공직사회 혁신대책, 일명 '자체 김영란법'을 발표하면서 고위공직자의 정책 판단으로 공사장이나 시설물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해당 공무원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정책결정은 고위 공직자가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현장 책임자나 실무 담당자 위주로 책임을 지는 경우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확인된 동공들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한 지역에서 7개나 무더기로 발견돼 시민 불안이 확산했고, 서울시가 미리 위험성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공사를 진행시킨 데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시 관계자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 조사단은 동공 발생에 대해 "1차 조사 결과 동공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해 석촌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는 실드(Shield) 터널 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드 공법은 원통형 강재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는 것으로, 지반이 약한 곳에 적용할 때는 보완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지반 침하를 일으킬 수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4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이러한 내용을 보고했으나 시는 형식적으로만 보완을 지시한 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결국 동공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해당 공사가 책임감리제로 진행됐기 때문에 책임과 보완 공사비는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달 초 발표한 자체 김영란법을 적용하면 부실공사를 그대로 진행시킨 시 공무원들도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공사를 발주한 곳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이지만 안전 문제를 총괄하는 도시안전실도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추후 감사 등이 이어질 것을 고려해 관계 부서들이 가능한 한 언론 등에 노출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고위관계자는 "자체 김영란법이 아직 공무원 행동강령에 반영되진 않았지만 적용할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적용할 수도 있다"며 "원인 조사와 대책 마련이 끝나면 시공사와 관계 부서의 과실 여부를 따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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