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강화유리 파손 빈발…안전 기준 모호

입력 2014.11.24 (12:14)

수정 2014.11.24 (13:21)

<앵커 멘트>

가정집 욕실 샤워부스는 잘 깨지지 않는 강화유리로 만드는데요.

이 유리가 갑자기 산산조각 나는 일이 종종 일어나 인명 피해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안전 기준을 마련했는데,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혼란을 부르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욕실 바닥 여기저기에 유리 조각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사용한 지 5년도 안 된 강화 유리가 별다른 충격 없이 저절로 깨진 겁니다.

샤워 부스 틀에 남아 있는 유리 조각을 만져 보니 조금만 힘을 줘도 쉽게 부서집니다.

<인터뷰> 샤워 부스 사고 피해자(음성 변조) : "갑자기 '텅' 하고 깨지면 몸에 박힐 수도 있는 거고, 찢어질 수도 있는 거고. 비누 보니까 그 조각들이 다 박혀 있더라고요."

작게 쪼개진 강화 유리는 표면이 날카로워 매우 위험합니다.

2년 전 대구에서 한 여중생이 샤워 도중 깨진 강화 유리에 다리를 다치는 등 최근 3년 동안 샤워 부스 사고의 40% 이상이 부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안전 기준을 새로 마련했고, 이달 29일부터 적용됩니다.

그런데, 이 기준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파손 시 유리 파편이 날리지 않는 안전유리를 사용'하도록 돼 있을 뿐, 유리 소재나 두께, 파편 확산을 막을 필름 종류 등 구체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제조 업체들은 이럴 경우 업체별로 가격과 제품 품질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며 혼란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마정민(욕실 업체 팀장) : "(가장 안전한 제품은) 기존 강화 유리 대비 가격대가 3~4배 더 높다 보니까 한 쪽에만 필름을 붙여서 가격대를 낮추고 하지만, 안전성을 어느 정도 담보(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새 안전 기준은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강화유리 사용자는 필름을 부착하는 등 스스로 대비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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