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서울에도 지난 밤 눈이 내리긴 했지만, 양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빙판길 교통사고가 여러 건 발생했는데요.
왜 그랬는지 서병립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심야 시간의 한 도로.
빨간색 페라리 스포츠카가 빠르게 질주합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미끄러지더니 가드레일을 들이받고는 뒤따르던 경차와 부딪칩니다.
<인터뷰> 강석원(용산경찰서 교통조사계) : "눈이 내리다가 말았는데, 그것 때문에 노면이 약간 미끄러운 상태여서 그 원인일 수도 있고…"
비슷한 시간 경기도의 한 도로에선 시내 버스 한 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분당 수서 고속화 도로를 막아버렸습니다.
두 사고 모두 적설량이 채 2센티미터도 되지 않은 도로에서 일어났습니다.
눈이 적게 내릴 경우, 쉽게 녹았다 얼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내리는 경우보다 도로가 훨씬 미끄럽습니다.
보통의 도로와 눈 쌓인 도로, 그리고 눈이 녹았다가 언 도로의 상황을 각각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비교해 봤습니다.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리는 승용차는 일반 도로에선 18미터, 눈 쌓인 도로에선 35미터를 밀려간 데 비해 결빙된 곳에선 71미터를 밀려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정동훈(도로교통공단 연구원) : "눈이 적게 쌓일 때 녹아버리면 빙판길은 되지만 눈에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빠르게 주행하거나 급제동 급가속이나 급회피를 하다 미끄러지다 사고가 발생하는 거죠."
양이 많건 적건 일단 눈이 내리면 차량의 속도를 제한 속도의 절반 이하로 줄이고, 차간 거리는 평소 2배 이상으로 늘려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