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자동차 사고가 나면 보험사로부터 수리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예상되는 수리비를 현금으로 먼저 받는 '미수선 수리비'를 받을 수 있는데요.
외제차는 수리비가 비싸 국산차보다 훨씬 많은 미수선 수리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뒤 거액의 보험금을 챙긴 사기 혐의자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습니다.
공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하던 승용차를 외제차가 기다렸다는듯이 들이받습니다.
신호위반 승용차의 과실 100%,, 이 사고로 외제차 운전자는 미수선 수리비와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보험사에서 1,810만 원을 받았습니다.
금감원 조사결과 이 외제차 운전자는 3년 동안 19건의 고의사고를 낸 뒤 1억 2천만 원의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지모 씨(보험사기 피해자) : "그 분이 견인하는 일을 하셨대요. 그래서 자세하게 알고 계셨던 분인 것 같아요. 제가 당했죠."
앞서가다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 뒷차가 부딪히도록 유인하는 외제차.
이런 식으로 28 차례의 고의사고를 낸 뒤 2억 8천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30대 남성도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외제차로 고의사고를 낸 사기 혐의자는 30명, 타낸 보험금은 42억 원에 이릅니다.
이들은 외제차의 경우 부품조달이 어려워서 수리기간이 길어질 경우, 과도한 렌트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미수선 수리비를 지급하는 걸 선호하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인터뷰> 김동하(손해보험조사팀장) : "수리비 명목으로 받아서, 실제로는 수리하지 않고, 또는 저가의 중소수리업체에서 수리해서 그 차액을 이득으로 취하는…."
금감원은 외제차 수리비와 렌트비가 지나치게 비싸 보험사기가 끊이지 않는다고 보고 뒤늦게 거품을 빼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