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는 길이라도 쓸쓸하지 않게”… 마을장례 눈길

입력 2014.12.10 (07:28)

수정 2014.12.10 (08:03)

<앵커 멘트>

가족 없는 상태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나는 무연고 사망자가 지난해에만 9백여 명에 달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사망자들은 장례절차 없이 곧바로 화장됐지만 온 마을이 힘을 합쳐 장례를 치루는 '마을 장례'가 있다고 합니다.

허효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고인을 배웅하는 찬송가가 빈소를 가득 메웁니다.

지난달 운명을 달리한 75살 이덕평 씨.

54년 전 한국으로 입국한 탈북자 이 씨는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이 한평생 혼자였습니다.

하지만 이 씨가 마지막으로 떠나는 길만큼은 이웃들이 함께했습니다.

<인터뷰> 김남현(故 이덕평 씨 지인) : "(고인이) 외롭게 사시기도 했지만 돌아가실 때 정말 한 가족같이 장례를 해 주시는 부분에 대해서 너무나 필요하고 감사하고..."

지금까지 이 씨와 같은 무연고 사망자는 상주가 없어 빈소가 마련되지 않고 곧바로 화장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상주 역할을 맡았습니다.

병원은 추모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민·관 기관들이 조금씩 기부를 해 마을장례 지원단이 꾸려졌습니다.

<인터뷰> 문석진(서대문구청장) : "아무도 모르는 무연고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복지적 차원에서 마지막 가시는 길을 인간적으로 예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씨의 납골함은 가족들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도록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됩니다.

홀로 사는 노인과 1인 가구가 계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앞으로 마을 장례는 하나의 복지 사업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