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 교도관 도움으로 ‘성인물’ 불법 반입

입력 2014.12.11 (07:19)

수정 2014.12.11 (11:29)

<앵커 멘트>

10년전 연쇄살인 사건, 유영철 사건을 기억하시는지요,

사형을 선고 받고 10년 가까이 수감돼 있는 유영철이 교도관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성인물 등의 물품들을 불법으로 구치소 안으로 반입해 온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재소자와 교도관의 유착, 그 단면을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성과 노인 등 무려 21명을 무참히 살해해 온나라를 충격에 빠트렸던 유영철, 죄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녹취> 유영철(연쇄살인범/2004년 7월) : "이 계기로 여성들이 함부로 행동하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사형선고를 받고 지금껏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유영철이 최근 한 물품 구매 대행업체에 보낸 편지입니다.

돈을 계좌로 보냈다며, 성인 화보와 일본 만화, 성인 소설을 보내 달라, 노골적인 사진이나 그림은, 잡지 사이에 숨겨서 보내달라고 요구합니다.

모두 구치소 내 반입이 엄격히 금지된 것들입니다.

특히 이 물품들을 자신이 아닌, 특정 교도관 앞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의사항까지 적었습니다.

<녹취> 법무부 교정본부 관계자(음성 변조) : "(교도관 앞으로 재소자의 물건을 택배 보내는 건 어떤 경우라도 허용이?) 그런 경우는 없어요. (없습니까?) 그러면 안 됩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교도관은 유영철의 반입 물품을 불법으로 대신 전달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녹취> 서울구치소 교도관(음성 변조) : "유영철 씨 이름으로 들어오면 다른 사람이나 직원들이나 이런 분들이 '무슨 책 보는가' 자꾸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고 보고 그러니까, 본인이 그걸 회피하고 싶어해서, 책 같은 거 이런 것은 두어 번 받아 준 적 있습니다."

이 교도관은 심지어 유영철의 부탁으로 업체에 전화를 걸어 물품 주문 상황까지 대신 확인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서울구치소 교도관(음성 변조) : "규정으로 보면 사실 어긋나죠. 제가 잘못한 것 같습니다."

희대의 살인마로 불렸던 유영철.

교도관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구치소 수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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