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연말에는 이런저런 모임이 많은데요.
송년에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지만 여전히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을 많이 마셨을 경우 어떻게 해야 숙취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는지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반가운 사람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12월.
<녹취> "위하여!!!"
<녹취> "캬~ 좋다!!!"
한잔 두잔 마시다보면 어느새 과음하기 쉽습니다.
불콰한 얼굴로 집에 돌아갈 시간, 커피를 마시고 입을 헹구고 껌을 씹어보기도 하는데요.
과연 입 안의 술냄새를 없앤다고 술이 깨는 데 도움이 될까요?
<인터뷰> 노용균(교수/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 "취하게 된 뒤 알코올을 처리하는 것은 위에서 일부 흡수된 후, 장에서 흡수되고, 최종으로 간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껌이나 가글로 입을 헹군다고 해서 술이 빨리 깨지는 않습니다."
알코올 분해 시간은 체중과 성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생리학자 위드마크 박사의 공식에 따르면, 체중 70kg 남성이 소주 한 병을 분해하는 데 4시간 넘게 걸리고, 간 대사가 느린 여성은 더 오래 걸립니다.
이처럼 술이 깨는 데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무작정 박자 맞춰 마시다가는 몸이 상하게 됩니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게 바로 해장 음식!
<녹취> "술을 먹고 난 다음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속이 시원해서 잘 깨더라고요."
<녹취> "짬뽕이 최고입니다. 짬뽕에 단무지를 먹으면 술기운이 다 빠져요! "
대표적인 해장 음식 세 가지의 효과를 확인해 봤습니다.
체중과 주량이 같은 세 명이 소주 한 병씩을 각각 마셨습니다.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고, 북엇국과 짬뽕, 꿀물을 각자 먹은 뒤 20분을 기다렸습니다.
알코올 농도를 다시 잰 결과, 세 가지 음식의 효과가 비슷해, 평균 0.1%P가 감소했습니다.
해장을 하지 않았다면 같은 시간, 0.005% 포인트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니, 숙취 해소 효과가 큰 셈입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인터뷰> 노용균(교수/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 "짬뽕 국물, 또는 고춧가루를 푼 콩나물국은 위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속이 풀리는 느낌은 들지만 위장 장애를 느낄 수도 있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날달걀 노른자 속 메티오닌은 알코올 분해에 필수로, 간의 회복력을 높이는 물질입니다.
밤의 비타민B와 C는 위를 보호하기 때문에 술 먹기 전에 먹으면 좋습니다.
초코우유의 카테킨과 타우린, 흑당 성분도 알코올 분해를 돕습니다.
흔히 마시는 숙취 해소제는 숙취 유발물질을 줄여주지만, 간을 보호하는 효과는 없습니다.
해장술은 절대 금물입니다.
<인터뷰> 전대원(교수/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 "해장술을 먹어서 숙취가 좋아지는 느낌은 머리가 중추신경과 위를 마비, 또는 마취시켜서 생긴 증상이기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를 먹는 행위와 똑같다고 할 수 있고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에는 땀을 빼는 격한 운동보다는 혈액순환을 돕는 간단한 스트레칭이 좋습니다.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양팔을 한쪽씩 내리면서 몸을 C자형으로 늘이면 두통을 물리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체를 복부 쪽으로 끌고 오는 동작도 혈액순환에 좋습니다.
체조가 힘들 정도라면 간단히 혈자리를 지압해도 됩니다.
<인터뷰> 김문호(한의사) : "합곡혈이라는 자리가 있는데, 장 해독 뿐 아니라 위산분비 억제, 간에 쌓인 노폐물, 특히 알코올 독 등을 분해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구토나 배탈에는 팔꿈치 부분 곡지혈을, 두통에는 정수리 맨 윗부분의 백회혈을 두드리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