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요즘 이른바 갑질 논란이 다시 뜨거운데요.
유통업체들의 갑질도 만만치 않습니다.
자기들이 기획한 시식행사 비용을 모두 납품업체에 떠넘기는가 하면 핵심적인 경영정보를 넘겨달라고 납품업체를 압박한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과징금을 물게됐습니다.
이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롯데마트가 2년 전 문을 연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지난해 2월부터, 4개 점포에서 천4백 번 넘게 시식행사를 했습니다.
들어간 비용만 16억 원.
그런데, 이 돈을 시식행사에 동원된 149개 납품업체가 모두 떠안았습니다.
당시 롯데측 내부 문건입니다.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볼거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품목까지 열거해, 시식행사를 직접 기획했음을 보여줍니다.
유통업체가 일방적으로 판촉행사를 벌이고 비용은 납품업체에 떠넘긴, 전형적인 '갑질'이라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입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가 시식행사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긴 것을 적발해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납품업체에 경영 정보를 요구하는 '갑질'도 여전했습니다.
이마트는 48개 납품업체에 이메일을 보내 경쟁사에 납품하는 물건의 수량과 가격을 알려달라고 했고, 현대백화점 역시 자사 아웃렛에 입점하겠다는 130여개 납품업체에 대해 타사 아웃렛에서의 매출액과 이윤 등을 공개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배진철(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 : "이런 행위는 납품업체에게 경쟁사 대비 유리한 공급 조건을 강요하는 등 악용될 소지가 높아서 금지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마트에 과징금 13억 8천만 원을 부과하기로 잠정 결정했고,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에는 2억 9천만 원을 각각 부과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