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28·현대캐피탈)이 화려하게 도약했다.
토종 에이스의 활약에 이번 시즌 초반 남자 프로배구 하위권으로 처졌던 현대캐피탈이 중위권으로 올라서고, 선두권 진입까지 노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27-25 27-25 21-25 25-19)로 꺾었다.
승점 3을 얻은 현대캐피탈(8승 8패)은 총 26으로 두 경기를 덜 치른 한국전력(승점 24·9승 5패)을 끌어내리고 4위로 도약했다.
이날 문성민은 외국인 선수 케빈 레룩스(프랑스)와 같은 23점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큰 한국 프로배구에서 국내 선수과 외국인 선수와 같은 득점을 올린 건 이례적이다.
특히 문성민은 승부처였던 4세트에서 홀로 9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공격성공률도 문성민(57.14%)이 케빈(39.58%)보다 훨씬 높았다.
무릎과 발목 등 통증이 있는 상황에서 올린 성적이라 더 가치가 있다.
경기 뒤 만난 문성민은 "전체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승리는 가장 효과적인 마취제다. 그는 "최근 팀 성적이 좋아 경기할 때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케빈은 사실 압도적인 공격수가 아니다. 삼성화재의 레오나 OK저축은행의 시몬과 비교하면 파괴력이 한참 떨어진다.
당연히 문성민의 공격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성민은 리베르만 아가메즈의 대체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아 이날 6번째 경기를 치른 케빈을 감쌌다.
문성민은 "케빈이 팀에 합류한 후 조직력이 더 좋아졌다"며 "케빈이 오면서 확실히 나도 공격하기 편안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케빈이 최태웅 선배와 함께 방을 쓰는 등 한국 무대 적응에 힘쓰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연히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은 커진다.
문성민은 "케빈과 내가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왼 무릎 부상으로 2013-2014 시즌에는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2014년 1월에 코트에 섰던 문성민은 이번 시즌 개막부터 팀과 함께했다.
"시즌이 너무 짧았다"는 아쉬움을 품고 지난 시즌을 마친 그는 올해 득점 8위(272점), 공격종합 4위(53.49%)에 오르는 등 토종 에이스다운 성적으로 아쉬움을 털어내고 있다.
남은 과제는 팀 성적이다. 문성민은 "우리 팀이 바닥을 쳤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자신감이 자랄수록 현대캐피탈의 희망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