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3연패를 노리는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채선아(22) 살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2013-2014시즌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이 '숨은 MVP(최우수선수)'로 꼽았던 채선아는 이번 시즌 주춤하고 있다.
서브 리시브를 전담하는 채선아가 흔들리면서 기업은행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감독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원정경기에서 1세트 13-18로 밀리자 채선아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때까지 채선아는 11개의 서브 리시브를 했는데 단 4개만 정확히 받아 올렸다. 채선아는 굳은 표정으로 코트 밖으로 나왔다.
이정철 감독은 2세트에서는 채선아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3세트 4-9로 뒤진 상황에서 결국 채선아를 투입했고, 4·5세트에서도 채선아에게 서브 리시브를 맡겼다.
1세트 36%에 그쳤던 서브 리시브 성공률은 경기가 끝날 때에는 42%까지 올라왔다. 기업은행은 1·2세트를 내주고도 세트 스코어 3-2 대역전극을 펼쳤다.
경기 뒤 만난 이정철 감독은 "채선아가 지난 시즌처럼 받아내지 못하니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채선아를 대체할만한 자원은 없다. 그는 "채선아가 부진할 때는 당연히 오늘(17일)처럼 김언혜 등을 투입해 채선아가 숨을 돌릴 틈을 줘야 한다. 조금 쉬고 나면 (채선아의 리시브가) 좋아지긴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있다. 직접 경기 영상을 편집해 채선아에게 전해주며 조언을 하기도 하고, 센터 출신 김언혜에게 서브 리시브 훈련량을 늘려 '채선아의 대체 자원'으로 키우기도 한다.
최선은 채선아가 지난 시즌 기량을 되찾는 것이다. 2012-2013 시즌까지 백업 선수였던 채선아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윤혜숙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하자 주전으로 도약했고, 세트당 4.648개로 정규시즌 서브 리시브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리시브 성공률은 47%였다.
표면적으로는 올 시즌 성적도 좋다. 채선아는 세트당 3.411개의 서브 리시브 성공으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시브 성공률(42%)도 정상급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리시브 성공이 세트당 1개 이상 줄었고, 성공률도 5% 떨어졌다. 실수는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
이 감독은 "팀에는 기록 하락 이상의 손실이 있다"며 "채선아가 살아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실 이 감독은 채선아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는 "채선아는 정말 성실하고 영리한 선수"라며 "지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는 것 같은데 주위에서 도와주면 부진을 떨쳐낼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