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한파로 금강호에서 사라진 ‘겨울 철새’

입력 2014.12.22 (06:50)

수정 2014.12.22 (07:35)

<앵커 멘트>

전북 군산 금강호에는 해마다 수십만 마리의 철새들이 날아와 겨울을 보내는데요.

이번 겨울에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사라진 겨울 철새,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겨울철 해질녘이면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군무를 펼치던 금강호.

이번 겨울에는 그 장관을 볼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이민희(군산시 개정면) : "새들이 꽤 많아서 보기가 좋았는데 올해는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워요."

요즘 금강호에 머물고 있는 겨울 철새는 2만 마리 정도로, 평년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금강 하구를 찾는 철새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들녘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잦은 폭설과 이른 한파로 먹이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철새 개체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가창오리는 충남 천수만을 거쳐 금강호에 머물다 남하하는데, 이번 겨울에는 최종 월동지인 전남 해남으로 바로 갔습니다.

<인터뷰> 한성우(군산시 철새조망대 학예연구사) : "계속 폭설이 이어지면서 그마저도 자리를 비운 상태고요. 지금 해남 영암호, 금호호에 25만 개체 정도 확인."

폭설, 한파와 함께 AI, 구제역 등으로 인한 방역활동이 철새들을 내쫓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인터뷰> 주용기(전북대학교 선임연구원) : "방역차량을 돌려서 소독약을 뿌려버리고 새들이 날라서 도망가게 되고 겨울이 되면서는 더 모이지 않아."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라는 금강호에 겨울 진객들은 없고 찬바람만 불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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