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의 훈련장에서는 베테랑 센터백 곽태휘(33·알힐랄)의 고성이 메아리칠 때가 있다.
때로는 동료를 향해 눈총이 레이저처럼 발사돼 지켜보는 이들이 살짝 위축되기도 한다.
곽태휘는 30일 호주 시드니의 매쿼리 대학 스포트 필드에서 훈련을 앞두고 그런 행위가 동료에게 내리는 불호령으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항변했다.
그는 "먼 거리를 이동해 피로감이 있는 상황에서 훈련이 처지지 않고 즐겁게 유지되도록 소리를 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곽태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대표팀에서 차두리(34·FC서울)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맏형으로 활동해 경험이 많은 까닭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팀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곽태휘는 "이번에는 한 살 위의 차두리 형이 들어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형으로서 팀에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을 살며 어린 선수보다 내가 무엇이든 경험을 조금이라도 많이 했을 것"이라며 "잘못된 부분은 나부터 고쳐가면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곽태휘는 고성은 불호령과 관계가 없다고 밝혔으나 '군기반장'으로서 역할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전날 훈련에서 선수들을 따로 불러모아 아시안컵을 앞두고 지녀야 할 정신자세를 특별히 강조했다.
곽태휘는 "물론 요즘 선수들이 프로의식이 강하지만 간혹 팀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날 때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상황이 빚어지거나 구성원의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질 때 고참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