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원 투입 저탄소 마을 ‘애물단지’

입력 2015.01.09 (23:23)

수정 2015.01.09 (23:58)

<앵커 멘트>

산림청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저탄소 마을 두 곳을 조성했는데요.

탁상행정 때문에 지금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헛 돈 쓴 규모도 100억 원입니다.

임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3년, 버려지는 나무를 가공한 펠릿을 연료로 쓰는 보일러를 설치해 중앙 난방을 하는 마을입니다.

산림청이 석유나 석탄 연료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겠다며 53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106가구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예전에 썼던 경유 보일러를 다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주민들도 집까지 온수가 제대로 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습니다.

보일러 고장이 잦기 때문입니다.

한겨울 한창 가동 중이어야 할 보일러가 이렇게 멈춰서 있습니다.

연료인 펠릿 구입비도 버겁습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따뜻하지도 않은데 자꾸 (보일러를) 돌리니까 요금도 너무 부담이 많이 가더라고. 부담이 돼서 못 때겠다고. "

두 번째 저탄소 마을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집니다.

이곳은 목재를 잘게 부순 우드칩 연료와 펠릿 겸용의 스위스산 중앙 집중 보일러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우드칩 생산 기계가 애초부터 설치되지 않아 펠릿을 사서 때거나 우드칩 기계를 빌려 써야 하는 형편입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나무를) 파쇄를 해서 연료를 땔 수 있는 기계 장비 같은 게 지원이 안 되다 보니까 빌려 써보고 그랬는데..."

펠릿 가격도 1년 새 톤당 5만 원 이상 올라 겨울철 펠릿 값만 한 마을에 5천만 원 넘게 듭니다.

이런 난관에 부딪히자 올해까지 이런 마을을 전국 10곳에 조성하겠다는 산림청의 최초 계획은 이제 추진이 불투명합니다.

<인터뷰> 산림청 담당자 : "두 군데 운영하고 지금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늘리려고 했었는데 예산이 반영이 안 됐어요."

면밀한 사전 검토 없는 탁상행정으로 백억 원을 들인 저탄소 마을 두 곳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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