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볼모로 한 수수료 분쟁

입력 2002.03.12 (21:00)

수정 2018.08.29 (15:00)

⊙앵커: 수수료 분쟁으로 시작된 일부 백화점들의 특정카드 거부 행태가 오늘도 계속됐습니다.
백화점과 카드사의 잇속 챙기기 싸움 때문에 정작 물건을 사는 고객들이 피해를 봐야 하다니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LG카드 결제를 기피하고 있는 한 백화점입니다.
물건값을 치르려고 LG카드를 냈습니다.
⊙인터뷰: 손님 죄송한데요, 다른 카드 없으세요?
⊙기자: 하지만 다른 카드 사용은 문제 없습니다.
⊙인터뷰: 3개월이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기자: 지난 주말 롯데백화점이 시작한 특정 카드 거부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까지 확산됐습니다.
⊙최선정(백화점 고객):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거죠.
그러니까 다른 건 생각 안 하고.
⊙기자: 그러나 백화점과 카드업계 모두 꼭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싸움은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우선 백화점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분을 고객서비스로 많이 환원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장혜진(백화점 과장): 수수료 인하한 부분은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 편의시설 확충이라든지 아니면 사은품이나 경품 같은 마케팅 비용으로 많이 할애가 되었습니다.
⊙기자: 하지만 백화점이 사은행사를 하면 평소보다 매출 이익률이 30% 이상 늘어납니다.
사은품이나 경품제공이 백화점이 고객들에게 베푸는 서비스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카드사 역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가맹점 수수료를 내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장수봉(카드사 부장): 놀이공원 무료입장이라든지 또는 무이자 할부 서비스 같은 부분들도 가맹점 수수료를 재원으로 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그러나 지난해 7개 카드사는 무이자 할부 같은 이런 서비스를 내세워 3000만명이 넘는 신규회원을 모집했습니다.
무리하게 회원 수를 늘렸다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정명령까지 받았습니다.
가맹점 수수료가 내리건 오르건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서영경(서울 YMCA 간사): 소비자한테 어떤 혜택도 없는 상태에서 또다시 고객의 불편을 담보로 수수료 인하 집단행동에 들어간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기자: 고객 불편을 담보로 한 백화점의 특정카드 사용 기피는 롯데, 현대, 신세계뿐 아니라 다른 백화점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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