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천신만고 끝에 북한을 탈출해 스웨덴에 도착한 10대 소년이 심사과정에서 말투가 어색하다는 이유로 망명이 거부돼, 강제 추방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심사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인데요.
강푸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하기 전까지, 한 모 군은 부모를 잃고 거리를 떠돌았다고 합니다.
<녹취> 한 군(가명) : "8살 때부터 떠돌아다니면서 제비 생활을 했습니다. 꽃제비."
얼어붙은 강을 건너 중국으로, 이어 러시아와 핀란드를 거친 뒤 트럭 짐칸에 숨어들어 스웨덴에 도착했지만, 새 삶을 이루고 싶다는 한 군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 군의 사투리가 어색해 북한에서 태어났는지가 불분명하다는 면담 조사 보고서를 근거로 스웨덴 당국이 난민 신청을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북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일어난 일이라며 제대로 된 전문가가 한 군을 다시 면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한별(탈북난민인권침해신고센터 소장) : "중국 조선족이 하는 말이랑 북한 사람이 하는 얘기는 저희가 딱 들으면 압니다. 조사관이 오히려 탈북자의 말투나 북한 지역을 너무 모르고 있어서 전문성이 너무 떨어지고 있구나..."
지난 2년 여간 스웨덴에서 법정 다툼을 이어 온 한 군은, 두 달 뒤면 만 18살로 스웨덴법상 성인이 돼 중국으로의 강제 추방을 피하기 어렵게 됩니다.
<녹취> 한 군(가명) : "조선에 돌려 보내시나요? 다시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돌려보낸다면 여기서 죽어버리겠습니다."
대북 인권단체들은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군을 강제 추방하지 말고, 다시 심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