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유승민 당선…당청관계 변화 불가피

입력 2015.02.02 (14:16)

수정 2015.02.0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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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 신임 원내대표에 대구 출신의 3선 유승민(대구 동을)의원이 당선됐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유 의원이 당선됨에 따라 당청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는 역시 비박계로 간주되는 경기 출신의 4선 중진 원유철 (경기 평택갑) 의원이 선출됐다.

유승민·원유철 의원은 오늘(2일)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84표를 얻어, 65표를 득표하는 데 그친 이주영·홍문종 의원을 19표차로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유 의원의 당선으로 새누리당 지도부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비박계’ 성향의 인사들이 당을 장악하면서 당청 간 역학관계의 균형주가 급격히 당쪽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밖 대승 거둔 유승민.원유철

오늘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는 투표전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누가 승리하더라도 표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많은 19표 차이로 유승민·원유철 의원이 여유있게 승리해, 당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청와대간 관계에 있어서 친박계인 전임 이완구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이었던 때와 비교해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유 신임 원내대표는 오늘 당선인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통해 대통령, 청와대, 정부와 정말 긴밀하게 진정한 소통을 하겠다"면서 "무엇이 민심인지, 무엇이 더 나은 대안인지 같이 고민하는 가운데 정말 찹쌀떡같은 공조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대신 우리 대통령께서도, 청와대 식구들도, 또 장관님들도 이제는 더 민심에 귀 기울여 주시고 당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셔서 우리가 함께 손잡고 내년 총선승리를 반드시 이루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원 정책위의장도 당선인사에서 "훌륭하신 의원님들의 지도 편달을 받아가며 우리 새누리당이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으로 국민신뢰를 회복하고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의 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유 원내대표는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거쳐 당 최고위원, 18대 대통령중앙선대위 부위원장, 국회 국방위원장 등을 지냈다.

최연소 도의원 출신인 원 정책위의장은 신한국당 부대변인, 당 제1정책조정위원장, 경기도 정무부지사, 경기도당 위원장,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유 원내대표와 원 정책위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말로 19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다.



■당청관계 변화 불가피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비주류인 유승민·원유철 의원이 당선됨에 따라 앞으로 당청관계가 일대 변곡점을 맞게 됐다.

특히 유 신임 원내대표가 경선 기간 내내 "당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발언을 거듭 강조한 점으로 미뤄볼 때 새 원내 지도부는 취임과 함께 청와대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유 원내대표는 오늘 당선 인사에서도 "대통령도, 청와대 식구들도, 장관님들도 이제는 더 민심과 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의 요구대로 '당 중심의 당청 관계'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당과 청와대가 사사건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지난해 김 대표 취임 이후 "단절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당청 관계는 더욱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멀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여권 내부에서 제기된다.

특히 박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을 유 원내대표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해온 점으로 볼 때 증세 문제, 저리의 주택 대출 정책, 건강보험료 인상, 국공립 어린이집 증설 문제 등 기존에 갈등을 빚어온 정책들을 사이에 두고 당청 간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유 원내대표가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일부 청와대 참모들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청와대 인사 쇄신' 요구가 봇물이 터지듯 분출할 수도 있다.

한편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친박계는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20%대로 떨어진 가운데, 지난해 국회의장 후보 경선(비박 정의화 의원이 친박 황우여 의원에 승리)과 전당대회 참패(비박 김무성 의원이 친박 서청원 의원 누르고 당 대표 선출)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며 당내 역학구도는 비박·비주류가 급격히 세를 불려나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누가 당선되든 우리 당은 오로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며 “유 신임 원내대표가 당을 잘 이끌어 이제 친박 · 비박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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