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노모 구하려던 지체장애 아들 ‘참변’

입력 2015.02.02 (21:29)

수정 2015.02.02 (21:54)

<앵커 멘트>

얼마전 서울에서 장애인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었죠?

경찰 조사결과 지체 장애가 있는 아들이 어머니를 구하려다 함께 숨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밤,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에서 56살 이 모 씨와 이 씨의 어머니 75살 표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욕실 바닥에 모자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누운 채 숨져 있었는데 발견 당시 시신은 상당히 부패돼 있었습니다.

유서는 없었고 시신에 힘이 가해진 흔적도 없어 사고사 가능성이 열려 있었습니다.

<녹취> 주민 : "왕래를 안 하니까 몰라요. 거동이 불편하니까. 병원 다닐 때 한 번씩 잠깐잠깐 봤지."

국과수 부검 결과 어머니의 사인은 심장마비, 아들은 뇌출혈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이런 부검 결과를 토대로 지체 장애가 있던 아들이 심장마비를 일으킨 어머니를 구하려다가 바닥에 쓰러져 함께 숨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표 씨가 샤워를 하다 심장마비를 일으키자, 이 씨가 어머니를 부축하려다 욕실 바닥에 넘어지면서 뇌진탕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전국룡(서울 송파경찰서 형사1팀장) : "어머니가 옷을 벗고 있었고 따뜻한 물이 흐르고 있었다. 특별히 외상도 없었고 그래서 그렇게 추정을 하는거죠."

경찰 조사 결과 과거에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이 씨는 10여년 전 뇌병변과 시각장애를 갖게 된 4급 장애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며 살아왔다고 이웃들은 전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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