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 싸움으로 만개 보류된 ‘이광종 축구’

입력 2015.02.05 (23:03)

수정 2015.02.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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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과 싸우게 된 이광종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미래를 가꾸는 데 주력한 이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가 꽃망울을 틔울 시기에 위기를 만난 사실이 더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5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 감독은 최근 고열 증세 때문에 병원으로 옮겨진 뒤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까닭에 이 감독은 결국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이 감독은 현재 한국 축구를 주름잡는 신예들을 세심하게 키워낸 '육성 전문가'다.

그는 중앙대, 유공, 수원 삼성 등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수생활을 마치고 2000년 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를 맡았다.

이후 2002년 15세 이하, 2005년 20세 이하 대표팀의 수석코치를 거쳐 2008년부터 17세 이하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했다.

유소년부터 청소년까지 연령대에 맞는 지도법을 개발하고 현장 노하우를 쌓으면서 각종 대회에서 놀라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가 이끄는 대표팀은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본선에 진출, 무려 22년 만에 8강에 오르는 호성적까지 냈다.

현재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A대표팀의 간판 골잡이 손흥민(레버쿠젠), 주전 풀백 김진수(호펜하임)이 이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윙어 윤일록(FC서울), 공격수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미드필더 김민혁(사간도스) 등도 당시 이 감독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이다.

이 감독은 2009년부터 20세 이하 대표팀을 맡아 2010년에는 19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AFC 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

그는 2011년 콜롬비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 세계 최강 스페인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석패했다.

간결한 패스, 기동력,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이광종 감독의 축구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 감독은 2012년 19세 이하 AFC 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8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성인 무대 직전인 23세 이하 대표팀을 맡고 나서도 이광종호의 순항은 계속됐다.

이 감독이 이끄는 23세 대표팀은 작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의 금메달을 획득해 국민에게 기쁨을 안겼다.

당시 공격수 손흥민, 미드필더 이명주(알아인) 등 주축 선수가 합류하지 못했다.

공격수 김신욱(울산 현대), 윤일록 등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음에도 마지막까지 승리를 쟁취했다.

이 감독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설 대표팀을 맡아 본격적으로 자신의 축구를 펼쳐보일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올림픽 대표팀을 맡은 지 석 달 만에 질병으로 일단 지휘봉을 놓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였다.

축구인들은 이광종 감독이 병마를 하루빨리 이기고 다시 그라운드에 서기만을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신임 사령탑에는 신태용 A대표팀 코치가 선임됐다. 대표팀에는 코치진 재구성과 같은 많은 변화,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신태용호가 투병하는 이 감독의 걱정을 덜어주고 혼란 없이 목표를 향해 순항하기를 기원하는 목소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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