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꿈꿨지만…고개 숙인 ‘농구 대통령’

입력 2015.02.09 (16:53)

수정 2015.02.0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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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전주 KCC를 이끌던 허재(50) 감독이 9일 지휘봉을 내려놨다.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진다는 뜻에서다. 2005년 KCC 2대 감독으로 부임한 지 10년 만이다.

허 감독은 현역 시절 '농구 대통령', '농구 9단'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돌파 능력, 송곳 패스, 골밑 플레이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은 기량 덕분이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을 거론할 때 첫 손으로 꼽히는 스타이기도 하다.

흔히 유명선수 출신은 감독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허 감독에게는 예외인 듯했다.

2004년 현역에서 은퇴한 허 감독은 미국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다가 1년 만에 KCC 감독으로 코트에 돌아왔다.

감독 경력이 없는 상태에서 KCC를 맡았지만 허 감독은 보란 듯이 주변의 우려를 잠재웠다.

감독 데뷔 시즌이던 2005-2006시즌 KCC를 정규리그 5위에 올리고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키며 '선방'한 허재 감독은 2007-2008시즌 KCC를 정규리그 2위에 4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2008-2009시즌부터 3년간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준우승-우승'을 일궈내며 명가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허재 감독에게 최근 3시즌은 험난했다.

핵심 요원인 하승진이 군에 입대하고 전태풍의 이적, 추승균의 은퇴로 타격을 입은 2012-2013시즌 KCC는 정규리그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3-2014시즌에는 7위로 마쳐 6강 플레이오프에 들지 못했다.

올 시즌 재도약을 꿈꿨지만 시련은 이어졌다.

2014-2015시즌 전 KCC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하승진에 가드 김태술을 영입, 우승을 노려볼 전력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허 감독의 시즌 구상은 비시즌부터 흔들렸다.

2년차 김민구가 시즌 전 음주 운전 사고로 전력에서 이탈된 것이다.

여기에 김태술과 하승진은 연이은 부상으로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다.

허 감독의 KCC는 시즌 막판이 되도록 하위권을 맴돌았다.

극심한 성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허재 감독은 결국 계약 기간 3개월을 앞두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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