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앞둔 용산기지, ‘아픈 역사’ 그대로 고스란히

입력 2015.02.15 (21:10)

수정 2015.02.15 (23:09)

<앵커 멘트>

서울의 중심부인 용산,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 사령부가 있었고, 광복 이후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반환되는 이 용산기지 안엔, 그래서 우리의 아픈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 적지 않습니다.

노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럽의 성처럼 우뚝 솟은 조선총독부의 관사.

곳곳에 일본군 건물들이 당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00여 년이 지났지만 옛 건물들은 그대로입니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은 벽돌 건물.

서양식으로 멋을 낸 처마밑 장식에서 20세기 초 일본의 건축 양식을 볼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 사무실인 이 건물은 일본군 장교 숙소에서 해방 후 소련군 대표단의 숙소로도 쓰여 우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또 다른 건물 윗쪽엔 일본군을 상징하는 별문양이 여전히 선명하고, 부대 입구를 장식했던 화려한 기둥과 헌병들이 쓰던 위병소 건물, 그리고 일본군 감옥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일제가 110년 전에 만들어 놓은 벙커 입구입니다.

이 문 안 쪽에는 조선총독부 관사와 일본군 사령부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비밀 통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일본군 건물만 130여 동에 이릅니다.

주한 미군이 일본군 기지를 물려받았고, 주한미군지위협정 발효 이후에는 치외법권 지역이 돼 아픈 역사가 그대로 보존돼 있습니다.

<인터뷰> 김종헌(배재대 교수) : "세계 수도에 이렇게 광활한 대지가 남아 있어서 그 역사의 실체가 남아 있는 곳은 없습니다. 용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고요."

정부는 내년말 용산기지가 반환되면 역사성을 최대한 살린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정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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