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입 발린 소리 같지만 얘들아, 땡큐”

입력 2015.02.23 (21:11)

수정 2015.02.23 (22:24)

KBS 뉴스 이미지
"입에 발린 소리라고들 하면서 믿지도 않겠지만 선수들이 고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감독도 아니겠지요."

위성우 춘천 우리은행 감독은 23일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의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날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구리 KDB생명을 꺾고 1위를 확정,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위 감독은 선수들을 많이 나무라고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우승을 두 차례나 하고 시작한 올 시즌에도 나도 코치들도 만족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10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알아서 척척 해내기 때문에 아무 얘기를 하지 않을 경기는 2경기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선수, 열심히 뛰지 않는 선수를 많이 나무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위 감독은 다른 선수들보다 나이가 많지만 앞장서 투혼을 보여주는 임영희가 특별히 고맙다고 밝혔다.

베테랑 강영숙도 과거 주전 시절을 떠나 양지희의 백업요원으로 활동하지만 뒤에서 궂은일을 묵묵히 해주기 때문에 더 고맙다고 덧붙였다.

위 감독은 박성배 코치, 신한은행 코치 시절부터 10년을 함께 한 전주원 코치와도 영예를 함께 나눴다.

그는 "항상 궁금한 것을 물어볼 때마다 코치들은 책임감을 갖고 얘기해줬다"며 "내가 우승한 감독이라고 해서 코치들보다 나은 점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단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전 코치, 대표팀 사령탑으로 차출돼 자리를 비운 동안 선수들의 전술을 지도한 박 코치에게 따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이 2012-2013시즌,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순항한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 큰 고비가 있었고 밝혔다.

그는 개막 후 16연승을 달려 신기록까지 세우는 과정에 문제가 쉽게 노출되지 않은 게 첫 고비였다고 털어놓았다.

위 감독은 "훈련량이 많지 않아 체력이 떨어지고 있었음에도 계속 이기는 통에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승행진이 끝나는 순간 체력이 떨어졌다는 경각심이 들었다"며 "주전 포인트가드 이승아가 발목이 스스로 힘없이 꺾여 부상자로 빠지는 장면을 보면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더 명확히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체력 소모가 심한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위 감독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챔피언결정전 때까지 체력을 끌어올릴 여유를 확보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여자 프로농구에서는 정규리그 2, 3위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정규리그 우승 구단이 챔피언결정전을 펼친다.

현재 2, 3위는 인천 신한은행, 청주 국민은행이 유력하다.

챔프전은 다음달 22일부터 5전3승제로 치러진다.

위 감독은 두 구단 가운데 어느 구단이 올라오더라도 상황이 다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 구단을 이겨도 쉽게 이긴 적이 거의 없었다"며 "심지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삼성과 맞붙더라도 상황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 설렁설렁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보고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