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2,000선 안착은 ‘아직’

입력 2015.03.03 (10:41)

수정 2015.03.03 (17:05)

코스피가 약 5개월 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2,000선 안착 가능성에 쏠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적으로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000선 안착까지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2,000선 안착을 시도하겠지만 하반기에 성공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3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2,000선을 넘었고 2,001.38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을 지킨 것은 지난해 9월 30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1,87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되고 국제유가 급락세가 진정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자 '안도랠리'가 나타났다.

이제 '안도랠리'가 '안착랠리'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일단 시장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세계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악재들이 해소되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 주요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측면에서도 저평가돼 투자 매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삼성전자와 부품주는 스마트폰과 반도체 부문 선전으로 상승 모멘텀을 가지고 있고 자동차주와 은행주가 뒷받침하면 코스피 2,000선 안착이 가능하다"며 "시장 흐름이 나쁘지 않아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2,000선 회복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새 스마트폰 갤럭시S6에 대한 기대로 전날 5% 가까이 급등했다. 이어 그간 큰 폭으로 내렸던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주가 이날 각각 2~3%대 반등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갤럭시S6 출시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주도 경쟁 심화와 엔화 약세 등에 따른 이익 성장 둔화 우려에서 벗어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 수급도 나아지고 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1월 말까지 1조원 가까이 순매도했지만 2월에는 1조원 가량 순매수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지난달 23일부터 7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 호재에 힘입어 2,000선을 회복했지만 안착까지는 진통을 겪을 것을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코스피는 2,000선을 시원하게 넘지 못하고 주저앉기를 되풀이했다.

이 때문에 2,000선은 단기 고점으로 인식되면서 차익실현 물량이 나왔고, 코스피는 박스권을 맴도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2,000선 회복 이후 내부적으로 뚜렷한 상승 동력이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주요국 증시가 단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조정에 들어가면 코스피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현재로서는 ECB 효과, 삼성전자 강세 등 여러 조건이 긍정적이어서 2,000선 회복이 가능했다"며 "그러나 안착을 위해서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개선 등 충족돼야 할 조건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더 오를 수 있지만 2분기에는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후 하반기로 가면서 점진적으로 상승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까지는 상승 요인이 있지만 2분기에는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시장이 흔들릴 2분기를 넘기면 하반기로 가면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코스피 2,000선 안착 시점은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충격을 딛고 국내 기업실적 회복, 배당 확대 등이 강화되는 시점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긴 호흡으로는 여전히 코스피가 박스권을 넘어 전진할 것으로 낙관한다"며 "그러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정책 변화에 대한 위험을 고려하면 코스피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2,000선에 안착하고 추세적 상승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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