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제자와 “서로 좋아서”…‘형사처벌 불가’ 논란

-한 고등학교 선생님이 자신의 집에 놀러온 여제자와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둘은 서로 좋아서 이루어진 거라는데 이걸 인정해야 할까요?

-해당 교사는 교사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받는 정도에 그칠 전망이라고 하는데요.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와 자세한 얘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십니까?

-선생님과 제자.

그런데 미성년자예요.

-네, 15살이죠.

-그런데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군요?

-네.

경찰에서 이것은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고요.

▼미성년자 제자와 성관계, 형사처벌은?▼

지금 그런 연유에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일종의 사랑해서 성관계를 맺었다라고 피해자측인 여학생이 그렇게 진술을 하면서 선생님을 처벌하지 말아달라,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였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게 문제가 되는 거고요.

-그러면 여학생이 그렇게 얘기하면 더 어린 나이여도 상관이 없어요?

-아니요, 지금 만 15세라는 게 이제 문제가 됩니다.

-만 15세.

-우리나라 법에 13세 이하의 아이들과 만약에 성관계를 맺으면 아이들의 의사에 상관없이 사실은 처벌을 할 수가 있죠.

그런데 이 친구의 경우에는 만 15세이다 보니까.

-그러면 고등학교 1학년 정도.

-네, 그렇습니다.

고등학생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이면 자기가 판단해라 이런 취지인가 본데.

알겠습니다.

조금 이따 또 말씀 들을게요.

-학생은 선생님이 처벌받기를 원치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저희가 사건을 정리해 봤습니다.

보시죠.

▼여고생 제자와…“합의 하에 성관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A씨는 지난 11일 같은 학교 친구들과 자신의 집에 놀러왔다 홀로 남은 여제자 B양과 성관계를 맺었습니다.

이런 사실은 B양이 친구들에게 고백했다가 외부로 알려졌으며 이후 학교측에서 조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해당 교사는 서로 합의 하에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학생 역시 교사의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습니다.

-서로 합의했다는 건데.

고등학교 1학년이 물론 아주 어린 건 아니지만 그 나이대에 빠질 수 있는 충동성이라든가.

사실 자기가 한 10년만 지나놓고 보면 내가 그때 왜 이럴 수 있는 나이잖아요.

-네, 그렇죠.

그러니까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것을 과연 몇 살부터 인정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데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지금까지는 우리나라는 13세를 기준으로 의사결정권을 인정을 하는 그런 추세인 것으로 보입니다.

-13세면 상당히 어린 나이예요.

-그렇습니다.

-13세 이상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어떤 경우에 인정이 되는지요?

▼만 15살 여학생 ‘성적 결정권’ 인정▼

-폭력이나 협박이 있었을 때는 강간죄가 그대로 인정이 됩니다.

미성년자들에 대한.

그렇기 때문에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가 있는데요.

그외에 13세 이상, 19세 미만인 경우에 성관계를 했어도 유인이나 속아서 하게 되는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을 합니다.

-속였다는 게 밝혀지면.

-네.

그리고는 또 만약에 대가를 주었으면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었으면 그것도 성매매로 처벌이 됩니다.

-그런데 하여튼 지금 15살이면 많이 컸다는 얘기인 모양인데.

이게 또 나이도 나이지만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관계는.

학생 입장에서 선생님은 매우 큰 존재이고 그렇다 보니까 생각하는 방식이, 대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외국의 경우는 그럼 어떻게 하는지 한번 저희가 간단히 좀 살펴보겠습니다.

▼여제자와 도피…해외에서는?▼

영국에서도 이런 유사한 일이 있었는데요.

2012년에 15살 여제자와 사랑에 빠져서 프랑스로 도피했던 30대 교사가 있었습니다.

현지 목격자의 신고로 잡혀서 영국으로 송환됐는데요.

여제자는 귀가 조치가 됐고요.

이 교사는 선생님은 약취 유인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았습니다.

이 경우에도 교사와 제자가 모두 사랑했다고 주장했지만 영국에서는 교사가 제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은 형사범죄로 취급되고요.

특히 상대가 16세 미만 청소년일 때는 가중처벌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나라별로 의제 강간죄가 적용되는 나이를 보면 영국, 캐나다, 미국 독일은 만 16세고요.

독일은 교육이나 고용관계에 있거나 친자나 양자 같은 특수한 경우에는 18세 미만으로 나이를 훨씬 더 높여놓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하고 일본만 13세 미만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겉으로 보기에는 우리가 서구에 비해서 훨씬 더 성 문제에 관해서 보구적인 것 같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성범죄 관련해서 적용 나이가 상당히 낮은 편이에요.

그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우리나라 의제강간법 적용 나이 ‘만 13세 미만’▼

-우리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형법 체제가 많은 경우에 일본의 것을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본이 13세 미만을 의제 강간의 나이로 정하고 있다 보니까 그것이 그대로 어떠한 논의도 없이 우리나라 형법 안에 그대로 스며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참에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선생님과 학생도 그렇지만 회사로 치면요.

상급자, 자기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급자는 사실 어떻게 보면 엄청 대단한 존재로 보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자기도 모르게 그분을 대단하다고 존경하는 마음이 잘못 섞이면 말이죠.

자기가 자기도 좋아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고.

-그럴 수도 물론 있습니다.

-그런 관계를 스스로 만족해할 수도 있잖아요.

▼교사-제자 특수 관계, 고려 없었나?▼

그런 자기의 인사권을 쥔 사람과 자기가 친하게 지내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할 수도 있지만 그것과 또 성적인 문제는 완전히 다른 건데 본인은 혼동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특히 미성년자들은 혼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죠.

특히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선생님에 대한 단순한 의존이 그것이 사랑인양 착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성적자기결정권을 도대체 몇 살부터로 인정하는 게 좋겠느냐 하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되는 이유이고요.

지금 독일의 사례가 상당 부분 의미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독일의 경우에는 만 14세를 기준으로 해서 지금 의제 강간의 나이를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4살 이하의 아이들과 아무리 교사라도 아이가 원한다 그래도 성관계를 맺으면 그것이 강간죄가 적용이 되는 거나 마찬가지의 결과를 초래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그런 독일의 경우에는 특히 그 의제 강간의 연령을 만일 선생님과 학생 또는 가족간에 그런 종류의 관계가 이루어질 때는 이 선고를 해야 되는 연령을 만 14세에서 18세로 늘려서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특수한 관계일 때는 예외를 두는 거죠.

-민법 등 다른 법률들에서 보니까요.

만 19세 미만까지 음란물 차단하고요.

술담배 금지되고요.

계약제한 같은 규제가 있는데요, 왜 성범죄에 관해서만 이렇게 적용나이가 낮은 걸까요?

▼의제강간 적용 나이, 이대로?▼

-성적인 자기결정권에 대해서만 좀 관대한 편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아마도 그것이 형법체계, 아까도 말씀드린 대로 형법체계의 나이가 만 13세 미만인 경우에 의제 강간을 성립하도록 해 두었기 때문에 다른 청소년보호법에 있는 다른 조항들은 사실 연령대를 상당히 높여서 미성년자들을 다 보호하도록 되어 있는데 지금 이 성범죄에 관해서는 굉장히 관대하게 연령이 낮습니다.

-우리도 형법을 개정해서 나이를 16세로 올리자.

16세 미만으로.

그런 얘기가 있는데 지지부진한 상황이에요.

-2012년도에 사실은 법안이 발의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통과하지 못한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생물학적으로 요즘 아이들은 성적으로 조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연령이 만 15세에서 16세로 늘리면 조숙한 아이들의 자유로운 성관계를 자기의지에 반해서 국가가 개입해서 처벌을 하게 되니까 그것이 적절하지 않다 이런 의견이 있고요.

또 한 가지는 또래 아이들끼리 만약에 사랑해서 관계를 가지면 그것도 역시 예를 들자면 만 16세로 높였는데 만 15세 아이들끼리 사랑해서 성관계를 가지면 그것도 처벌을 해야 된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예외적인 조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되느냐 하는 것들이 논의가 돼야 되는데요.

미국을 우리가 곰곰이 판례들을 찾아보면 미국의 기준은 의제 강간이 만 16세입니다.

그런데 의제 강간으로 처분을 하는 성인의 경우에 그러니까 상대방의 경우에 지금 이 청소년보다 5세 이상인 사람과 지금 이러한 종류의 관계를 가지면 처벌을 합니다.

그러나 또래들끼리 사랑에 빠져서 하는 관계는 처벌을 안 하게 예외로.

-상당히 구체적으로 상대의 나이까지 규제를 하는군요.

-그렇습니다.

독일의 경우에도 예외 조항을 두고 있고요.

미국의 경우에도 예외 조항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경우에도 16세로 올리되 예외를 둘 수가 있다고 보입니다.

-하여튼 왜 안 고쳐지는지 진짜 이해가 안 가는데요.

하여튼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