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만 ‘꽃신’ 신겨준 아버지…치매 이겨낸 상봉

입력 2015.10.26 (08:08)

수정 2015.10.26 (09:00)

<앵커 멘트>

어제 금강산에서는 남북 이산 가족들이 3차례 만남을 이어가며 혈육의 정을 확인했습니다.

아흔 여덟의 최고령 할아버지는 예쁜 꽃신을 사주겠다던 두 딸과의 약속을 65년 만에 지켰고, 치매를 앓던 노모는 아들을 알아봤습니다.

허솔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반갑습니다~"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아버지를 기다리던 4살, 7살 두 딸은 꽃신을 받고 이렇게 좋아했을지 모릅니다.

<녹취> 구송옥 (71살, 북/ 구상연 할아버지 딸) : "아버지 우리 딸 들이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아버지는 60여 년을 돌아.. 약속을 지켰습니다.

<녹취> 구상연(98세,南최고령/두 딸 상봉) : "거기서 (돈을) 받아서 아이들 신발도 사주고 하라고 부탁을 하고…"

<녹취> "아아~ 엄마!"

한참 눈물을 쏟아내고서도.. 좀처럼 기억하지 못했던 아들..

<녹취> 김월순(93살, 南/아들 상봉) : "만났잖아, 엄마 (거짓말, 다른 사람이야!)"

아들의 눈물에, 손길에.. 어머니는 치매도 이겨냈습니다.

<인터뷰> 주재희 (71살, 남 / 김월순 할머니 아들) : "아까 개별상봉때 순간적으로 어머니가 정신이 나시더라구요. 울면서 여태 왜 나를 안찾아왔냐고,"

65년만에 아들을 만나 통곡했던 98살 이석주 할아버지는 끝내 건강이 악화돼 상봉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리동욱(北/이석주 할아버지 아들) : "그쪽(남쪽)에서는 네가 아직까지는 장손 역할 해야해, 알았지?"

<인터뷰> 이동준(南/이석주 할아버지 아들) : "네, 형 말 잘 듣고, 아버지 잘 모실게요."

그리움을 잊기엔 짧은 만남..

그 속에서도 가족들은 진한 혈육의 정을 나누며 세월의 벽을 뛰어넘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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