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한 달에 십여 만 원인 우체국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내년도 급식비 예산이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습니다.
최저 임금보다도 낮은 급여를, 일정 부분 보전해 주려는 시도를 무산시킨 것인데,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든 기획재정부의 답변이, 오히려 형평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태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택배와 우편물을 나르고 분류하는 작업자 대부분은 비정규입니다.
우정사업본부 소속 비정규직 8천4백여 명의 월 평균 급여는 147만 원.
시간외 수당까지 포함한 금액이지만 4인 가족 최저생계비 166만 원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인터뷰> 이효화(우체국 비정규직 근로자) : "정말 힘들죠. 정말 꿈도 못 꿉니다. 문화생활같은 것…"
미래부가 급여 현실화 차원에서 새해 예산안에 월 13만 원의 급식비 예산을 책정했지만, 기획재정부 심의에서 112억 원이 전액 삭감됐습니다.
<인터뷰> 김진숙(우체국 비정규직 근로자) : "머슴도 밥은 먹여줬거든요. 저희가 일하는 게 굉장히 노동 강도가 세고, 급여 자체도 열악하고 그런데…"
하루 8시간 근무할 때 우체국 비정규직의 첫해 월급은 125만원, 10년차가 돼도 130만 원 정도로, 기재부 비정규직과 큰 차이가 납니다.
<인터뷰> 문병호(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 : "우정사업본부가 관리하는, 일을 시키는 기관이기 때문에,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처우개선을 요구해야지"
기재부는 급식비가 편법적 임금 인상 수단이 될 수 있는데다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 때문에 우정사업본부에만 책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재부엔 비정규직 급식비 항목이 따로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정부 차원에서 공공기관 비정규직 급여 체계를 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