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이 ‘미끼 통장’ 뿌려 인터넷 도박업자 등쳐 먹어

입력 2015.10.27 (06:20)

수정 2015.10.27 (08:07)

<앵커 멘트>

자신들이 관리하는 통장을 이른바 대포통장으로 속여 인터넷 도박업자들에게 판매한 뒤 통장에 입금되는 돈을 가로챈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통장 판매는 미끼에 불과했습니다.

이지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자동차 트렁크에서 상자를 꺼내더니, 카페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른바 대포통장들이 담긴 상자입니다.

조직폭력배 36살 김 모 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8월까지 유령 법인을 설립해 법인 명의 통장 54개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이 통장들을 개당 100여만 원을 받고 불법 도박 사이트 업자들에게 대포 통장으로 판매해 6800만 원을 챙겼습니다.

<녹취> 김00(조직원과의 통화 내용) : "서울에서 이쪽으로 이체를 시키는 거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을 거야. 그 부분만 단속을 시키라고..."

하지만 이 통장들은 더 큰 돈을 챙기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습니다.

김 씨 등은 판매한 통장에 도박자금이 입금되자 일부러 비밀번호를 수차례 잘못 입력하는 방식으로 계좌를 정지시킨 뒤, 통장을 재발급 받아 잔액을 인출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24차례에 걸쳐 4억 6천 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결국 처음부터 도박 자금을 가로챌 목적으로 통장을 팔아 넘겼던 겁니다.

<인터뷰> 강선봉(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광역3팀장) : "장기간 범행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이 자신들의 불법이 드러날까봐 신고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도피 행각을 벌이다가 두 달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횡령 혐의로 김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2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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