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정부 부처마다 추진 사업별로 '사업비'라는 걸 지원받고 있는데요.
KBS가 행정부처의 지난해 지출 내역서를 분석해 봤더니, 사업비 명목으로 받은 돈을 직원 승진 축하 회식이나 개인 시험의 원서접수 교통비 같은 엉뚱한 곳에도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지숙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KBS가 입수한 3개 행정부처의 지난해 사업비 지출 내역섭니다.
사업 추진 관련 회의나 정책 간담회 등에 지출했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곳곳에서 예산 목적과 다르게 쓰인 내역이 눈에 띕니다.
국민안전처의 소방보조인력 양성 사업비 지출 내역입니다.
개인 자격으로 응시하는 시험이어서 지급할 필요가 없는 교통비를 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의용소방대 지원비로는 고위간부 방석을 샀고, 사무실 화분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국민안전처 관계자(음성변조) : "해당 사업에 매월 돈이 배정되는데 돈이 만약에 없으면 다른 사업에서 우선 (지출)하고 그 다음달에 정정하는 과정입니다. 잘못된 겁니다."
행정자치부는 정부 3.0 추진 위원회 사업비로 명절 선물을 구입해 주고받았습니다.
정보자원관리 사업비로는 '전출자 송별회', '승진자 축하 오찬' 등 회식비로 썼습니다.
<녹취> 행정자치부 관계자(음성변조) : "직원들하고 같은 일 하다 보면 회의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소액 금액을 10만~20만 원 쓴 건 사실입니다. 명확하게 엄밀하게 앞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연말엔 남은 사업비를 직원들 식대로 썼습니다.
<인터뷰> 신원기(참여연대 복지조세팀 간사) :"감시의 눈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다보니까 관행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인데요. 외부에서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마련돼야 될 거 같고 확실한 징벌이라든가 시스템 구축하는 노력이..."
지난해부터 행정자치부와 인사혁신처, 국민안전처 등 3개부처에서 이런 방식으로 빼돌린 사업추진비는 19억 원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