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경쟁에 생닭 ‘가격 폭락’…벼랑 끝 육계 농가

입력 2015.10.28 (21:37)

수정 2015.10.29 (08:06)

<앵커 멘트>

최근 닭고기 가공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공급량을 늘리면서, 생닭 가격이 폭락하고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업체들이 출혈경쟁을 벌이는 건데요.

애꿎게도 닭 사육 농가들이 위기에 몰렸습니다.

김정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육가공 업체에서 위탁받아 닭을 사육하고 있는 농가입니다.

생닭 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가공업체가 사료비를 줄이겠다고 해 걱정이 태산입니다.

<인터뷰> 육계 사육 농민 : "올려달라고 하면 당연히 거래를 끊자고 하죠. 생활하기도 어렵다고 봐야죠."

가공 업체 측은 마리당 사료의 양을 기존보다 50그램 줄였는데 이렇게 되면 농가는 닭 6만 마리를 한 번 출하할 때 사룟값 2백만 원을 덜 받게 돼 1년 수입은 천2백만 원이나 줄어듭니다.

닭고기 가공 업체들은 이처럼 사육 비용은 줄이면서도 닭고기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8.1%나 늘렸습니다.

대규모 설비를 갖춘 육가공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경쟁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홍재(대한양계협회 부회장) :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서 공장 고치고 규모를 늘리는데, 살기 위해서 과잉(공급) 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 과잉 속에 산지 닭 가격은 한 마리에 천 원대로, 연초보다 30% 폭락했습니다.

출혈경쟁은 육가공업체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최근 한 가공업체가 부도나면서 위탁 계약을 맺은 백여 농가가 사육비 수십억 원을 못 받는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임달주(가공업체 도산 피해 농민) : "올해부터 더 어렵고 하여튼 빚내서 쓰고 있어요."

닭고기 생산은 80%가 가공업체의 위탁을 받아 농가들이 닭을 사육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농민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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