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긴급전화 112는 경찰의 긴급 출동이 필요한 급박한 상황에서 이용하는 범죄신고 전화번호입니다.
하지만, 112에 걸려오는 전화 가운데, 강아지를 도와달라고 하거나 벌레를 잡아달라고 하는 등 급박한 범죄 상황과는 거리가 먼 전화가 10건 중에 8건 이상이라고 합니다.
정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분에 한번 꼴, 오늘도 112 종합상황실에는 쉴새 없이 전화기가 울립니다.
<녹취> "예, 긴급범죄 신고센터입니다"
종종 당황스러운 내용의 신고가 들어옵니다.
<녹취> "지금 질문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경찰 긴급상황이 아니기 때문에요"
현관에 벌레가 있어 문을 못 닫겠으니 와 달라거나 목줄에 묶인 강아지가 불쌍하니 와 달라는 신고, 식당에서 밥을 먹다 뼈를 씹었는데 이가 흔들린다며 출동해 달라는 신고까지 들어옵니다.
<인터뷰> 김영진(경위/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 : "좀 황당하기도 하고, 왜 이분은 어떤 생각으로 경찰에 신고했을까..."
지난해 무려 1,800만 건이 넘는 전화가 걸려왔지만 10건 중 9건 가까이는 긴급하게 출동할 필요가 없는 경우였습니다.
한 달 동안 100번 이상 112에 전화한 사람이 170명을 넘고, 천 번 이상 전화한 사람도 5명이나 됐습니다.
경찰은 올바른 112 신고 문화 정착을 위해 대형 옥외 광고판까지 설치하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재훈(경위/경찰청 생활안전과) : "112는 긴급범죄 신고 전화입니다. 평상시 생활에 불편한 사항은 110번이나 120번, 경찰 관련 민원은 182번으로 전화 주시면 되겠습니다."
긴급 출동이 필요하지 않은데, 112에 전화를 걸면 정말 위급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제 때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