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갑질’에 우울증 생기면 산재 인정

<앵커 멘트>

고객들의 이른바 '갑질횡포'에 시달리는 감정 노동자들이 우울증에 걸리게 되면, 내년부터는 산업재해로 인정받게 됩니다.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무릎을 꿇고, 막말을 듣는 건 물론 얻어맞기까지 합니다.

이런 탓에 서비스직 감정 노동자 4명 가운데 1명이 우울 증세를 보입니다.

<녹취> 전화 상담원(음성변조) : "(저도 모르게) 제3자인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서 역으로 표출이 되는 거죠."

이른바 고객의 '갑질'로 우울증과 적응 장애가 생겼다면 내년부터는 산재를 인정받습니다.

기존에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만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돼 정신 질환의 산재 인정률이 30% 대에 머물렀습니다.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인 대리기사와 카드모집인, 대출모집인 등 11만여 명도 새롭게 산재 보험을 적용 받습니다.

보험설계사와 택배기사에서 대상이 크게 확대되는 겁니다.

하지만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산재 보험 가입률은 10%에도 못미칩니다.

<인터뷰> 유성규(산재 전문 노무사) : "사업주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적용 제외' 신청을 하도록 노동자에게 압력을 가하는 게 원인으로 판단되며 이와 관련해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아울러 여러 사업장에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가 재해를 당할 경우 재해 사업장뿐 아니라, 나머지 사업장의 임금도 합산해 보상 기준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