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에도 떨어진 쌀값…농민들 쌀 팔기 ‘전쟁’

입력 2015.11.02 (21:13)

수정 2015.11.02 (21:30)

<앵커 멘트>

농민들이 애써 지은 벼를 팔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농협 미곡처리장 앞에서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풍작으로 산지 쌀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도매상들이 벼 수매를 꺼리자 농협으로 몰리고 있는 겁니다.

조영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벼를 가득 실은 트럭 2백여 대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농협 미곡처리장에서부터 차량 행렬이 1.5km가 넘습니다.

이처럼 수매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어젯밤(1일)부터 줄을 선 차량들입니다.

대기표가 없는데다 선착순 수매여서 자리를 비울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우홍식(벼 재배 농민) : "아 이거 농사짓는 사람이 바쁜 시기에 새벽서부터 와 가지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니 이거 어디 해 먹겠어요."

쌀 수매는 농협과 일반 도매업자가 매입하는 2가지 방식인데 풍작으로 가격하락이 예상되자 도매업자들이 수매를 꺼리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하지만 농협도 일시에 농민들이 몰리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녹취> 농협 미곡 처리장 관계자 : "여기 수매가 한계가 있으니까 여길 오셨다 가도 여기서 받는 양을 다 소화를 못하면 집에 가셔야 돼요. 도로 싣고..."

이미 올해 산지 쌀값은 지난해보다 10% 정도 하락한 상태.

<인터뷰> 이근업(벼 재배 농민) : "쌀값 자체가 문제 같습니다. 아무리 (수매 물량을) 늘려도 쌀값이 안 올라가면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 같습니다."

경남 진주 농민회는 오늘(2일) 진주시청 앞에 벼 2천 포대를 쌓아 놓고 정부의 쌀 가격 안정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조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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