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전직 입주자 대표 남편이, 현직 대표를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입주자 대표 자리를 둘러싼 다툼이 원인이었는데, 도대체 이 자리가 뭐길래 이런 끔찍한 일까지 벌어지는 걸까요?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어제 이 아파트 쉼터에서 전 입주자 대표의 남편인 68살 조 모 씨가 말다툼 끝에 현직 입주자 대표인 73살 조 모 씨를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피의자 조 씨는 부인이 현 대표에 밀려 연임에 실패한 뒤부터, 아파트 운영 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2년에 걸쳐 고소와 고발을 주고받는 등 피해자와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입주자들끼리 부딪치는 경우도 나오고, 고소 고발 사건이 많대요, 지금."
3년 전에는 부산과 경기 양주의 아파트에서 동 대표 선출을 놓고 갈등을 빚던 주민들이 투표함을 훔쳐 달아나는 일이 잇따라 벌어졌습니다.
입주자대표 자리를 놓고 갈등이 끊이지 않는 건 입주자대표에게 각종 위탁 관리 업체 선정 권한 등 적지 않은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송주열(아파트 비리척결 운동본부 회장) : "보통 입주자 대표회의가 의결 정족수만 확보하면 경비업체, 청소업체, 위탁관리 업체 등 업체 선정 권한이 있고, 선정할 때 업체하고 짜면 관리비 인상도 가능하고…"
결국, 입주자들이 각종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감시를 강화해 입주자대표의 권한을 약화시켜야만 각종 비리를 막고, 대표 선출을 둘러싼 갈등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